에너지 효율화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위한 도구로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DX)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

한국경제신문 AI미래포럼(AIFF)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8일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 디지털로 해결한다’를 주제로 웨비나를 개최했다. 이날 웨비나 참석 기업은 자사의 AI·DX 기술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SKC의 화학사업 합작사 SK피아이씨글로벌은 산화프로필렌(PO) 생산 라인 효율화를 위해 AI·DT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석유화학업체 라이언델바젤이 PO 제조 공정에 꼭 필요한 스팀을 자사의 4분의 1 수준인 t당 1만원에 쓰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 연구개발(R&D)을 시작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차주현 SK피아이씨글로벌 생산본부장은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부자 회사’와 경쟁할 수 없다”며 “AI·DT 도입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설명했다.

SK피아이씨글로벌은 AI·DT 기술을 활용해 PO 생산량을 하루 2t 이상 늘렸다. 추가 설비 투자 없이 생산량이 늘면서 절감한 비용만 연 4억원에 달한다.

자동차 부품사인 한주라이트메탈은 디지털 기술 적용으로 압축기체가 유출돼 누수되는 전력이 연 9000만원어치에 이른다는 점을 발견했다. 디지털 초음파화상 누설탐지 시스템으로 12개에 이르는 공장 설비를 점검한 결과다. 노중석 한주라이트메탈 책임은 “실제 측정해 금액으로 환산하니 심각성을 느끼게 돼 필요한 부분의 설비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LS일렉트릭은 이날 웨비나에서 내년 하반기 설비 87종의 수명을 예측하는 ‘LS AM 솔루션’을 처음으로 내놓는다고 밝혔다. AI 기술을 활용해 각종 설비의 고장 확률과 기대수명 등을 알려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서장철 LS일렉트릭 이사는 “탄소중립과 공장 효율화를 하고 싶지만, 초기 투자에 대한 부담이 있는 기업을 위해 구독 형태의 ‘탄소중립시스템 리스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