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확충 나섰던 보험사, 금융비용 늘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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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융비용 8200억
보험사들, BIS 비율 맞추기 위해
자본증권 우후죽순 발행했지만
금리 뛰자 금융비용 39% 늘어
신용등급 낮은 보험사들은
시장 위축에 고금리 물어 부담↑
'제2 흥국생명 사태' 우려도
보험사들, BIS 비율 맞추기 위해
자본증권 우후죽순 발행했지만
금리 뛰자 금융비용 39% 늘어
신용등급 낮은 보험사들은
시장 위축에 고금리 물어 부담↑
'제2 흥국생명 사태' 우려도

너도나도 신종자본증권 발행…명암은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달 초 발간한 ‘신제도 도입에 엇갈리는 보험사별 명암’이란 연구 보고서를 통해 올해 보험사들의 자본증권 관련 금융비용이 8200억원으로 작년(5887억원)보다 39% 증가했다고 밝혔다.특히 보험사의 지급여력(RBC) 비율을 산정할 때 후순위채는 잔존 만기 5년 이내인 경우 가용자본으로 매년 20% 차감 적용하지만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까지 100% 인정받을 수 있어 금리가 약간 높더라도 신종자본증권을 선택하는 사례가 많았다. 2017년 2조원에도 못 미친 발행 잔액은 올해 10조원 이상으로 5배 넘게 늘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증가하면서 관련 금융비용도 불어나는 추세다. 2017년 1524억원에 불과하던 자본증권 금융비용은 저금리 기조 아래에서도 매년 늘어나 지난해 5000억원을 돌파했고, 금리 상승세가 본격화한 올 들어선 8000억원 선도 넘어섰다.
“내년 흥국생명 사태 재발 가능성도”
최근 ‘흥국생명 사태’에서 보듯 신용등급이 낮은 보험사는 발행시장 위축에 따른 신용스프레드 확대로 고금리를 물어야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흥국생명(신용등급 BBB-)이 지난 9월 기존 5억달러 규모 신종자본증권(2017년 발행) 차환을 위해 3억달러 신규 증권 발행을 추진했지만 수요예측에서 두 자릿수 금리를 물어야 할 상황에 처하자 포기하기도 했다.보험사가 자본을 확충하는 것은 보험금 지급 여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런데 고금리 신종자본증권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오히려 장기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나이스신용평가가 IFRS17이 도입되는 내년 이후 국내 보험사들의 ‘조달비용 부담률(조달비용/자기자본)’을 추정한 결과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DGB생명 등이 1%를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손해보험 NH농협생명 한화손해보험 흥국생명 흥국화재도 조달비용 부담률이 0.5%를 초과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금융비용은 신종자본증권 만기까지 지속적으로 보험사 수익을 갉아먹을 것”이라며 “내년에도 금리 상승 및 자금시장 경색 기조가 이어진다면 흥국생명 사태와 비슷한 일이 재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호기/장현주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