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두 달 만에 첫 상견례…애도 분위기 속 비공개·금주 만찬
정진석 "당무감사위원장, 덕망 있는 외부 인사로 추천" 당부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8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주재로 국회 인근 한 음식점에서 만찬 회동을 했다.

지난 9월 '정진석 비대위' 체제 출범 이후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비대위 구성 두 달 만에 '상견례'를 한 셈이다.

이준석 전 대표와의 법정 공방으로 인한 내홍 와중에 들어선 정진석 비대위는 그간 정기국회, 이태원 압사 참사 등 정국 상황을 고려해 모임 일정을 조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찬에는 정 위원장을 비롯해 주호영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김석기 사무총장을 비롯한 주요 당직자와 비대위원 전원이 참석했다.

엄태영 조직부총장과 김용태 여의도연구원장 등 일부는 개인 일정으로 불참했다.

참석자들은 두 시간가량 식사하며 연말 국정 현안 및 이태원 참사 대응 등에 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국민적 애도 분위기를 고려해 술은 일절 마시지 않았다고 한다.

정 위원장은 "대통령이 혼신을 다해 참사 수습에 전념하고 있고 또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그 결과를 토대로 책임을 엄중하게 묻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그런 모습을 잘 지켜보면서 차분하고 진지하게 우리 역할을 다하자"고 거듭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의 '선 수습, 후 책임' 기조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위원장은 또 "대통령이 사태 수습 과정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야당이 대통령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우려한 뒤 집권여당으로서 차분하게 민심 수습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취지의 주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대화는 9일로 예정된 지도부의 이태원 참사 현장 방문 등에 대한 논의로 이어졌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국회 운영위원장인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실 국정감사 정회 중에 잠시 식당에 들렀고, 이날 국감장에서 논란이 된 대통령실 참모진의 '웃기고 있네' 메모가 잠시 화제에 오른 것으로도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주로 주 원내대표가 상황을 설명하고, 나머지는 경청하면서 가볍게 혀를 차는 반응 정도가 나왔다"고 전했다.

또 정 위원장은 공석인 당무감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비대위원들에게 "덕망이 있는 외부 인사, 객관적인 사람이 있으면 추천을 해달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위원장은 최근 사고 당협 조직위원장 인선을 위한 당내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서 당 재정비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조만간 전국적인 당무감사도 진행하는 내부 방침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상견례 성격의 자리였던 만큼, 세세한 당무 현안을 논의하기보다는 큰 틀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당면 현안인 이태원 참사 대응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자리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與지도부 조용한 만찬 회동…"'이태원 민심' 차분히 수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