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달러+금리 하락→랠리…위협 요인 '5가지'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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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미 동부시간) 미국의 중간선거 투표가 실시됐습니다. 뉴욕 증시는 장중 진폭이 컸지만, 상승세를 유지했습니다. 다우는 1.02%, S&P500 지수는 0.56% 상승했고 나스닥은 0.49% 올랐습니다. 다우는 지난 3거래일 동안 매일 1% 이상 올랐고, S&P500과 나스닥 지수도 사흘 연속 상승했습니다. 중간선거 효과가 통상적 계절성(연말 랠리)과 합쳐져 랠리가 이어질 것이란 투자자들의 믿음이 굳건한 덕분입니다.
레이먼드 제임스에 따르면 1946년 이래로 시장은 중간선거 이후 12개월 동안 100% 확률로 상승했고, 1950년 이후엔 중간선거 이후 6개월 동안 매번 상승했습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에드 밀스 전략가는 "과거 역사가 기준이 된다면 투자자들이 S&P500 지수가 연말까지 랠리 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 국채 10년물 등 장기 금리가 하락하는 한 이번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 중간선거가 그런 금리 하락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합니다. 여론조사 결과가 옳다면 공화당은 최소 상하원 중 하나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민주당의 공격적 재정 지출에 쐐기를 박을 것이란 것이죠. 또 공화당 지도부는 부채 한도 동결을 주장하고 있는데, 공화당이 상·하원을 지배하게 되면 재정 적자는 극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봤습니다. 윌슨은 "이는 10년물 국채 금리 하락을 부추길 것이며, 주식 시장 랠리가 유지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만 지금 랠리는 순전히 전술적인 트레이딩 관점이고 모건스탠리는 베어마켓이 이어지고 있다는 관점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증시가 얼마나 더 높게 오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토리펀드의 댄 나일스 설립자는 "1930년대 이후 중간선거 주간에 S&P500 지수는 83% 확률로 상승했고 수익률은 1.4%였다. 그리고 그 다음 주부터 연말까지 1.3% 수익률을 보였다. 좀 더 기업 친화적인 공화당의 선전으로 단기 랠리에 대한 희망이 유지될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바닥은 경기 침체와 높은 금리, 낮은 멀티플로 인해 2023년에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도 중간선거 결과가 투자심리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리 설립자는 특히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 자금 지원도 더 어려워지리라 생각한다"며 "이는 우크라이나에 관한 미국의 현재 정책에 변화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중간선거와 함께 목요일의 소비자물가(CPI) 결과를 "게임 체인저"로 봤습니다. 그러면서 그리 낙관적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시장은 이미 나쁜 소식을 가격에 반영했기 때문에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주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고 달러 강세도 주춤하면서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오늘 오후 4시께 미 국채 2년물은 4.6bp 내린 4.659%에 거래됐습니다. 지난 3일 이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10년물은 7.2bp나 하락한 4.143%를 기록했습니다. 월가의 한 채권 트레이더는 "이번 주 월요일 오라클 등 회사채 발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지난주 말부터 공매도(숏)가 증가했는데, 중간선거(공화당 우세 예상)와 소비자물가(CPI) 발표를 앞두고 숏커버가 들어와 국채 금리가 하락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시장에서 10년물 기준 4.2% 수준이 상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데다 오늘 3년물 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괜찮았던 점도 금리 하락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 재무부가 실시한 3년물 입찰(400억 달러)에서 발행 금리는 4.605%로 결정되어 발행 당시 시장 금리인 4.617%보다 1.2bp나 낮게 결정됐습니다. 금리 안정에는 지난주 말부터 블랙아웃(침묵)이 해제된 미 중앙은행(Fed) 관계자들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을 뒷받침하는 발언을 하는 것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는 지난 4일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하더라도 기준금리를 충분히 올릴 수 있다. 만약 인플레이션이 계속된다면 50bp씩 네 번 연속 올릴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프런트로딩(금리 조기 인상)은 끝났다고 생각한다. 이제 현시점에 필요한 긴축 수준을 결정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메리 데일리 총재가 이끄는 샌프란시스코 연은은 지난 7일 "통화 긴축 효과가 지난 9월 기준으로 기준금리 5.25%에 상응하는 수준에 달했다"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QT) 등을 고려하면 그렇다는 것이죠. Fed가 지난 2일 75bp를 추가 인상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준금리를 충분히 올렸다고 해석될 수도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금리가 안정되면서 달러도 하락 안정세를 보입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오늘 0.44% 떨어진 109.6 수준에 거래됐습니다. 11월 들어 처음으로 110 아래로 떨어진 것입니다. 넷얼라이언스는 "Fed가 전환 포인트에 있는 것처럼 시장이 거래하고 있다. 달러 인덱스는 110 아래로 하락했다. 유로는 패리티 위로 높아졌다. Fed는 먼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춘 뒤 금리 인상을 중단하거나 아니면 25bp 인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달러의 하향 안정은 금리 안정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중국의 제로 코로나 완화 기대에 따른 위안화 강세, 천연가스 가격 하락에 따른 유로화 강세가 겹쳐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BCA리서치는 "유로화는 지난 9월 27일 20년 내 바닥을 찍은 뒤 5%가량 올랐다. 이는 천연가스 가격이 8월 말 최고점에서 계속 하락한 데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BCA 측은 다만 "유로화 강세의 지속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라면서 △12월과 내년 2월에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금수 조치가 발표됨에 따라 유가는 상승 위험이 있고 △여전히 Fed가 유럽중앙은행(ECB)보다 매파적이고 △중국의 경제 둔화는 미국보다 유럽에 더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중간선거 랠리를 위협하는 요소들도 짚어봐야 합니다.
① 선거 결과 확정이 늦어진다
파이브써티에이트에 따르면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할 가능성은 59%, 하원 다수당이 될 확률은 84%에 달합니다. 하지만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네바다 등 여러 곳에서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면서 집계나 결과 발표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대선 때처럼 불복 사태가 벌어질 수 있고요. 지스퀘어웰스의 빅토리아 그린 CIO는 “투자자들은 오늘 저녁에 나올 결과에 대한 기대를 낮추어야 한다. 많은 경합 지역에서 선거 결과를 알 수 있기까지 몇 주 또는 몇 달이 걸릴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윌슨도 "우편투표 집계가 지연될 수 있어 오늘 밤 선거 결과가 명확하게 나오지 않을 수 있고, 이는 증시의 높은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② 여론조사와 달리 민주당이 상하원을 지배한다?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하지만 워낙 박빙인 곳이 많아 민주당이 우세를 보이면 시장이 부정적으로 놀랄 가능성이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얀 헤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하원과 상원에서 민주당이 깜짝 승리하면 추가 법인세 인상을 예상할 수 있으므로 주가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③ 공화당이 싹쓸이하면 부채 한도 협상 어려워진다
공화당이 의회를 차지하면 내년 초로 예상되는 연방정부 부채 한도 협상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미국의 지급불능 사태가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미 의회는 지난 2021년 12월 부채 한도를 2조 5000억 달러 증액해 이번 중간선거 이후로 미뤄놓았습니다. 초당파 정책 센터(Bipartisan Policy Center)에 따르면 부채 증가 속도와 금리 상승 추세를 고려하면 현재 31조4000억 달러인 부채 한도를 “2023년 1분기 중 또는 그 이후"에 높여야 합니다. 공화당은 벌써 정부 지출을 삭감하기 위해 부채 한도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현재 민주당이 장악 중인 의회가 내년 1월 새 의회가 소집되기 전 이를 단독으로 높일 수 있지만 이런 극단적 방법은 통상 막판에 몰려서야 쓴다는 점을 감안할 때 확률이 높진 않습니다. 내년 1분기 말~2분기 초 부채 한도를 둘러싼 치킨게임이 이어지고, 지난 2011년과 같은 혼란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2011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부채 한도 증액을 놓고 갈등을 빚을 때 S&P가 미국의 국가 신용 등급을 강등시켜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렸던 적이 있습니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설립자는 "연방정부가 극단적 당파 싸움의 결과로 기능할 수 없다면 정치권의 교착 상태는 증시에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④ 공화당이 지배하면 침체 깊어진다?
오안다는 "공화당이 하원과 상원에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위험 자산에 대한 낙관적 반응은 단기적일 수 있다"라고 봤습니다. 공화당의 의회 지배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때도 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재정 부양책이 나오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겁니다.
⑤ 선거 결과는 이미 반영되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공화당 우세의 선거 예상은 한 달 전부터 이어져 오던 것"이라며 "이런 결과는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되었을 수 있고 '멜트 업'(melt up) 랠리가 나타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골드만삭스도 "(예상되어온) 공화당의 승리에 대한 금융시장의 반응은 조용해야 한다. 하원을 차지한다는 결과는 이미 널리 예상됐고, 상원까지 차지한다 해도 (하원만 장악하는 것에 비해) 정책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공화당이 아무리 선전해도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로 하는 데 필요한 양원에서 3분의 2 다수를 차지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100명 정원인 상원에서는 이번에 35석(공화 21, 민주 14)만 선거에 나옵니다. 선거에 나오는 민주당 의석을 모두 빼앗아도 3분의 2 장악은 수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10일 발표될 10월 소비자물가(CPI)가 어떻게 나올지가 시장 분위기를 유지하는 데 중요할 수 있습니다. 컨센서스는 헤드라인 수치가 전년 대비 7.9%, 전월 대비 0.6%입니다. 지난 9월(8.2%, 0.4%)에 비해 전년 대비 수치는 하락하지만, 전월 대비 수치가 높아집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각각 6.5%, 0.5%입니다. 전월(6.6%, 0.6%)보다 조금씩 개선되는 것입니다. 곳곳에서 물가가 하락한다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10월 만하임 중고차 지수는 전월 대비 2.2%, 전년 대비 10.6% 하락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5개월 연속 하락입니다. 아파트먼트 리스트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주택 렌트도 지난달 전달보다 0.7% 떨어졌습니다. 2개월 연속 하락한 것입니다. 칼슨인베스트먼트의 라이언 디트릭 전략가는 "렌트 가격의 상승은 인플레이션의 큰 부분이었다. 이제 그것은 낮은 인플레이션을 위한 순풍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10월에 전월 대비 근원 CPI가 0.44%로 컨센서스(0.5%)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근원 CPI가 향후 몇 개월간 0.3~0.4%에서 유지된 뒤에 내년에는 0.2~0.3%로 더 내려올 것으로 관측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UBS는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지만, 상품과 서비스 부문 간의 경제 활동 차이는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서비스의 상대적 강세가 상품 가격 약세를 상쇄해 경제 연착륙을 이끌 수도 있겠지만, 서비스 강세가 뜨거운 노동 시장과 인플레이션을 유지시켜 Fed의 추가 긴축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UBS 자산운용의 제이슨 드라호 자산배분 헤드는 "투자자들이 계속 새로운 데이터와 Fed의 발언에 반응하면서 포지셔닝을 바꿀 것이고 이는 더 큰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큰 변동성은 내년 경제가 최종적으로 어디로 나아갈지 명확해지기 전까지 계속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S&P500 지수는 장중 3859.40까지 치솟았습니다. 지난 2일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기 직전 수준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파월 의장이 의도적으로 주가를 눌렀는데, 증시가 다시 2일 수준까지 올라갔다"라며 "파월 의장이 또다시 격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주가가 한때 마이너스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또 장중 가상화폐 거래소인 FTX에서 유동성 위기가 터져 비트코인이 1만7000달러 대로 폭락하는 등 암호화폐가 급락한 것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세계 최대 거래소인 중국 바이낸스가 FTX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일단 급한 불은 껐습니다. 사실 FTX의 위기는 바이낸스가 촉발했습니다. 바이낸스는 2019년 FTX에 투자했지만 FTX가 급성장하자 불편한 관계가 됐습니다. 그래서 FTX가 발행한 암호화폐 FTT를 20억 달러 이상 받고 투자 관계를 정리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FTX가 미국 정부에 대해 바이낸스 규제와 관련해 로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창펑자오는 지난 일요일 "최근 밝혀진 폭로"로 인해 FTT 보유자산을 모두 매도하겠다고 밝혔죠. 이에 FTT 가격이 70% 폭락하면서 FTX가 유동성 위기에 몰린 것입니다. 가상화폐 업계의 스타인 FTX의 샘 뱅커먼-프리드 CEO는 라이벌 창펑자오에게 철저히 패배했습니다. 창펑자오 CEO는 FTX 인수와 관련 "'구속력 없는' 인수 의향서에 서명했다"며 "언제든 거래에서 손을 뗄 재량권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불안감은 남아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 국채 10년물 등 장기 금리가 하락하는 한 이번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 중간선거가 그런 금리 하락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합니다. 여론조사 결과가 옳다면 공화당은 최소 상하원 중 하나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민주당의 공격적 재정 지출에 쐐기를 박을 것이란 것이죠. 또 공화당 지도부는 부채 한도 동결을 주장하고 있는데, 공화당이 상·하원을 지배하게 되면 재정 적자는 극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봤습니다. 윌슨은 "이는 10년물 국채 금리 하락을 부추길 것이며, 주식 시장 랠리가 유지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만 지금 랠리는 순전히 전술적인 트레이딩 관점이고 모건스탠리는 베어마켓이 이어지고 있다는 관점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증시가 얼마나 더 높게 오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토리펀드의 댄 나일스 설립자는 "1930년대 이후 중간선거 주간에 S&P500 지수는 83% 확률로 상승했고 수익률은 1.4%였다. 그리고 그 다음 주부터 연말까지 1.3% 수익률을 보였다. 좀 더 기업 친화적인 공화당의 선전으로 단기 랠리에 대한 희망이 유지될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바닥은 경기 침체와 높은 금리, 낮은 멀티플로 인해 2023년에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도 중간선거 결과가 투자심리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리 설립자는 특히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 자금 지원도 더 어려워지리라 생각한다"며 "이는 우크라이나에 관한 미국의 현재 정책에 변화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중간선거와 함께 목요일의 소비자물가(CPI) 결과를 "게임 체인저"로 봤습니다. 그러면서 그리 낙관적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시장은 이미 나쁜 소식을 가격에 반영했기 때문에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주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고 달러 강세도 주춤하면서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오늘 오후 4시께 미 국채 2년물은 4.6bp 내린 4.659%에 거래됐습니다. 지난 3일 이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10년물은 7.2bp나 하락한 4.143%를 기록했습니다. 월가의 한 채권 트레이더는 "이번 주 월요일 오라클 등 회사채 발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지난주 말부터 공매도(숏)가 증가했는데, 중간선거(공화당 우세 예상)와 소비자물가(CPI) 발표를 앞두고 숏커버가 들어와 국채 금리가 하락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시장에서 10년물 기준 4.2% 수준이 상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데다 오늘 3년물 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괜찮았던 점도 금리 하락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 재무부가 실시한 3년물 입찰(400억 달러)에서 발행 금리는 4.605%로 결정되어 발행 당시 시장 금리인 4.617%보다 1.2bp나 낮게 결정됐습니다. 금리 안정에는 지난주 말부터 블랙아웃(침묵)이 해제된 미 중앙은행(Fed) 관계자들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을 뒷받침하는 발언을 하는 것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는 지난 4일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하더라도 기준금리를 충분히 올릴 수 있다. 만약 인플레이션이 계속된다면 50bp씩 네 번 연속 올릴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프런트로딩(금리 조기 인상)은 끝났다고 생각한다. 이제 현시점에 필요한 긴축 수준을 결정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메리 데일리 총재가 이끄는 샌프란시스코 연은은 지난 7일 "통화 긴축 효과가 지난 9월 기준으로 기준금리 5.25%에 상응하는 수준에 달했다"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QT) 등을 고려하면 그렇다는 것이죠. Fed가 지난 2일 75bp를 추가 인상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준금리를 충분히 올렸다고 해석될 수도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금리가 안정되면서 달러도 하락 안정세를 보입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오늘 0.44% 떨어진 109.6 수준에 거래됐습니다. 11월 들어 처음으로 110 아래로 떨어진 것입니다. 넷얼라이언스는 "Fed가 전환 포인트에 있는 것처럼 시장이 거래하고 있다. 달러 인덱스는 110 아래로 하락했다. 유로는 패리티 위로 높아졌다. Fed는 먼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춘 뒤 금리 인상을 중단하거나 아니면 25bp 인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달러의 하향 안정은 금리 안정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중국의 제로 코로나 완화 기대에 따른 위안화 강세, 천연가스 가격 하락에 따른 유로화 강세가 겹쳐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BCA리서치는 "유로화는 지난 9월 27일 20년 내 바닥을 찍은 뒤 5%가량 올랐다. 이는 천연가스 가격이 8월 말 최고점에서 계속 하락한 데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BCA 측은 다만 "유로화 강세의 지속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라면서 △12월과 내년 2월에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금수 조치가 발표됨에 따라 유가는 상승 위험이 있고 △여전히 Fed가 유럽중앙은행(ECB)보다 매파적이고 △중국의 경제 둔화는 미국보다 유럽에 더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중간선거 랠리를 위협하는 요소들도 짚어봐야 합니다.
① 선거 결과 확정이 늦어진다
파이브써티에이트에 따르면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할 가능성은 59%, 하원 다수당이 될 확률은 84%에 달합니다. 하지만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네바다 등 여러 곳에서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면서 집계나 결과 발표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대선 때처럼 불복 사태가 벌어질 수 있고요. 지스퀘어웰스의 빅토리아 그린 CIO는 “투자자들은 오늘 저녁에 나올 결과에 대한 기대를 낮추어야 한다. 많은 경합 지역에서 선거 결과를 알 수 있기까지 몇 주 또는 몇 달이 걸릴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윌슨도 "우편투표 집계가 지연될 수 있어 오늘 밤 선거 결과가 명확하게 나오지 않을 수 있고, 이는 증시의 높은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② 여론조사와 달리 민주당이 상하원을 지배한다?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하지만 워낙 박빙인 곳이 많아 민주당이 우세를 보이면 시장이 부정적으로 놀랄 가능성이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얀 헤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하원과 상원에서 민주당이 깜짝 승리하면 추가 법인세 인상을 예상할 수 있으므로 주가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③ 공화당이 싹쓸이하면 부채 한도 협상 어려워진다
공화당이 의회를 차지하면 내년 초로 예상되는 연방정부 부채 한도 협상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미국의 지급불능 사태가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미 의회는 지난 2021년 12월 부채 한도를 2조 5000억 달러 증액해 이번 중간선거 이후로 미뤄놓았습니다. 초당파 정책 센터(Bipartisan Policy Center)에 따르면 부채 증가 속도와 금리 상승 추세를 고려하면 현재 31조4000억 달러인 부채 한도를 “2023년 1분기 중 또는 그 이후"에 높여야 합니다. 공화당은 벌써 정부 지출을 삭감하기 위해 부채 한도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현재 민주당이 장악 중인 의회가 내년 1월 새 의회가 소집되기 전 이를 단독으로 높일 수 있지만 이런 극단적 방법은 통상 막판에 몰려서야 쓴다는 점을 감안할 때 확률이 높진 않습니다. 내년 1분기 말~2분기 초 부채 한도를 둘러싼 치킨게임이 이어지고, 지난 2011년과 같은 혼란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2011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부채 한도 증액을 놓고 갈등을 빚을 때 S&P가 미국의 국가 신용 등급을 강등시켜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렸던 적이 있습니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설립자는 "연방정부가 극단적 당파 싸움의 결과로 기능할 수 없다면 정치권의 교착 상태는 증시에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④ 공화당이 지배하면 침체 깊어진다?
오안다는 "공화당이 하원과 상원에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위험 자산에 대한 낙관적 반응은 단기적일 수 있다"라고 봤습니다. 공화당의 의회 지배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때도 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재정 부양책이 나오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겁니다.
⑤ 선거 결과는 이미 반영되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공화당 우세의 선거 예상은 한 달 전부터 이어져 오던 것"이라며 "이런 결과는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되었을 수 있고 '멜트 업'(melt up) 랠리가 나타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골드만삭스도 "(예상되어온) 공화당의 승리에 대한 금융시장의 반응은 조용해야 한다. 하원을 차지한다는 결과는 이미 널리 예상됐고, 상원까지 차지한다 해도 (하원만 장악하는 것에 비해) 정책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공화당이 아무리 선전해도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로 하는 데 필요한 양원에서 3분의 2 다수를 차지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100명 정원인 상원에서는 이번에 35석(공화 21, 민주 14)만 선거에 나옵니다. 선거에 나오는 민주당 의석을 모두 빼앗아도 3분의 2 장악은 수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10일 발표될 10월 소비자물가(CPI)가 어떻게 나올지가 시장 분위기를 유지하는 데 중요할 수 있습니다. 컨센서스는 헤드라인 수치가 전년 대비 7.9%, 전월 대비 0.6%입니다. 지난 9월(8.2%, 0.4%)에 비해 전년 대비 수치는 하락하지만, 전월 대비 수치가 높아집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각각 6.5%, 0.5%입니다. 전월(6.6%, 0.6%)보다 조금씩 개선되는 것입니다. 곳곳에서 물가가 하락한다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10월 만하임 중고차 지수는 전월 대비 2.2%, 전년 대비 10.6% 하락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5개월 연속 하락입니다. 아파트먼트 리스트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주택 렌트도 지난달 전달보다 0.7% 떨어졌습니다. 2개월 연속 하락한 것입니다. 칼슨인베스트먼트의 라이언 디트릭 전략가는 "렌트 가격의 상승은 인플레이션의 큰 부분이었다. 이제 그것은 낮은 인플레이션을 위한 순풍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10월에 전월 대비 근원 CPI가 0.44%로 컨센서스(0.5%)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근원 CPI가 향후 몇 개월간 0.3~0.4%에서 유지된 뒤에 내년에는 0.2~0.3%로 더 내려올 것으로 관측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UBS는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지만, 상품과 서비스 부문 간의 경제 활동 차이는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서비스의 상대적 강세가 상품 가격 약세를 상쇄해 경제 연착륙을 이끌 수도 있겠지만, 서비스 강세가 뜨거운 노동 시장과 인플레이션을 유지시켜 Fed의 추가 긴축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UBS 자산운용의 제이슨 드라호 자산배분 헤드는 "투자자들이 계속 새로운 데이터와 Fed의 발언에 반응하면서 포지셔닝을 바꿀 것이고 이는 더 큰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큰 변동성은 내년 경제가 최종적으로 어디로 나아갈지 명확해지기 전까지 계속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S&P500 지수는 장중 3859.40까지 치솟았습니다. 지난 2일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기 직전 수준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파월 의장이 의도적으로 주가를 눌렀는데, 증시가 다시 2일 수준까지 올라갔다"라며 "파월 의장이 또다시 격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주가가 한때 마이너스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또 장중 가상화폐 거래소인 FTX에서 유동성 위기가 터져 비트코인이 1만7000달러 대로 폭락하는 등 암호화폐가 급락한 것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세계 최대 거래소인 중국 바이낸스가 FTX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일단 급한 불은 껐습니다. 사실 FTX의 위기는 바이낸스가 촉발했습니다. 바이낸스는 2019년 FTX에 투자했지만 FTX가 급성장하자 불편한 관계가 됐습니다. 그래서 FTX가 발행한 암호화폐 FTT를 20억 달러 이상 받고 투자 관계를 정리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FTX가 미국 정부에 대해 바이낸스 규제와 관련해 로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창펑자오는 지난 일요일 "최근 밝혀진 폭로"로 인해 FTT 보유자산을 모두 매도하겠다고 밝혔죠. 이에 FTT 가격이 70% 폭락하면서 FTX가 유동성 위기에 몰린 것입니다. 가상화폐 업계의 스타인 FTX의 샘 뱅커먼-프리드 CEO는 라이벌 창펑자오에게 철저히 패배했습니다. 창펑자오 CEO는 FTX 인수와 관련 "'구속력 없는' 인수 의향서에 서명했다"며 "언제든 거래에서 손을 뗄 재량권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불안감은 남아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