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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따라잡기
제프리 클라인탑 전무 "연말 '산타 정지' 랠리 가능성"




미국의 다국적 금융회사 찰스슈왑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공격적인 긴축 기조에서 물러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연말의 ‘산타 정지 랠리’(Santa Pause Rally·금리 인상 중단에 따른 랠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찰스슈왑의 글로벌 최고 투자 전략가인 제프리 클라인탑 전무는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리포트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금리 인하로의 전환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규모의 축소 또는 일시 정지 신호를 보내면 주식 시장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실제 최근 각국 중앙은행들은 공격적인 긴축 기조에서 한 발 물러나려는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 기준금리의 종착지가 기존 예상치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매파적 발언을 하기에 앞서, 12월 정례회의에서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Fed는 이달 FOMC 정례회의까지 4번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씩 인상했지만, 12월 회의에서는 0.50%포인트로 인상 속도를 늦출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9월까지는 기준금리를 0.50%포인트씩 올려오던 노르웨이와 호주의 중앙은행도 최근 인상 속도를 한 번에 0.25%포인트로 낮췄다. 특히 호주 중앙은행의 경우 9월까지는 네 번 연속으로 기준 금리를 0.50%포인트씩 올리다가, 지난달과 이달엔 인상 폭을 축소했다.

또 영국 중앙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해 14년만에 최고치인 연 3%에 이르게 했지만, 논평에서 최고 금리에 대해 “금융시장에 책정된 가격보다 낮을 것”이라며 완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클라인탑 전무는 “지난주 (각국 중앙은행들의 이 같은) 발표는 기준금리 인상 주기가 거의 끝나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최근 몇 주 사이 나타난 새로운 추세가 이어지는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상 폭의 하향세는 지난달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달 회의까지 두 번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지만, 성명문에서 남은 기준 금리 인상 횟수에 대한 단어가 사라진 점이 내년 유로존 최고 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0.50%포인트 낮췄다고 클라인탑 전무는 분석했다.

더 나아가 신흥국에 속하는 브라질과 폴란드의 중앙은행은 지난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클라인탑 전무는 “(중앙은행이)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서 물러나는 게 주식 시장을 부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지난달 초 (기준금리 인상 폭의) 하향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이후 국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EAFE(미국·캐나다를 제외한 선진 21개국)지수는 거의 10%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계속 낮추거나 일시 중지할 것이란 보장은 없지만, 올 연말 시장에서는 ‘산타 정지 랠리’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