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업무 비중이 커지면서 기업의 디지털화가 가속화했다. 이에 기업 자문과 송무 분야에서도 ‘디지털 포렌식’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회계자료 등 관련 데이터의 폭넓은 확보와 치밀한 분석이 수사 대응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세종은 이러한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2021년 기존의 디지털포렌식팀을 ‘세종디지털포렌식센터’로 확대 개소했다. 이와 함께 대표적인 리뷰 플랫폼인 ‘렐러티비티 원’ 등 최신 포렌식 도구를 도입하고 자체 검색시스템을 발전시키는 등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디지털포렌식 분석체계를 구축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맨파워’다. 세종디지털포렌식센터에는 검찰 디지털수사 핵심 인력들이 포진해있다. 대검찰청에서 디지털 수사를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발전시킨 이건주 변호사(사법연수원 17기)와 디지털포렌식 수사담당관을 역임하고 현재 검찰정보화발전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최성진 변호사(23기·세종디지털포렌식센터장)이 있다. 여기에 검찰 제 1대 디지털수사담당관인 문무일 전 검찰총장(18기)이 대표 변호사로 합류했다. 대표적인 특수통이기도 한 문 대표는 검찰 재직 시절 디지털포렌식과 회계분석을 이용한 수사를 도입한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사이버 수사 개척자’로 불리는 양근원 전 총경과 국가수사본부 사이버기획과장을 역임한 이재훈 변호사(36기) 등 경찰 출신 인력도 있다. 이외에도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에서 디지털포렌식 수사를 맡았던 성기범 전문위원 등을 포함해 20여명의 변호사와 전문위원 및 기술연구원 등이 지원하고 있다. 또한 국제소송에서 e-디스커버리 관련 업무 수행을 위해 미국 뉴욕주 검찰청 금융범죄부 검사로 활동한 장우진 외국변호사(미국)도 합류했다.

세종디지털포렌식센터는 최근 △의약 리베이트 사건 관련 기업의 내부조사 수행 △다국적 제약회사 국내 유명 가전제품회사 등에 대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대응 △다국적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의 반부패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 자문 등 다양한 사건을 자문했다. 최근 검찰이 합동수사단을 신설하고 서울중앙지검의 공정거래부의 규모를 확대하는 등 기업수사 강화를 예고함에 따라 세종디지털포렌식센터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세종은 최근 금융ㆍ증권범죄수사대응센터와 조세형사수사대응센터등 조직을 연이어 발족하며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세종디지털포렌식센터는 이들 조직과 협업하며, 자료수집을 통한 위험요소 확인 등에 나서고 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