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인플레로 정권심판론 먹혔지만…공화당에도 경고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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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하원 탈환 예측 속 상원은 민주 수성 가능성…민주 '선방' 평가
유권자, 민주주의·낙태보다 경제 우선…'레드웨이브' 예상보다 약해
트럼프 부상으로 민주 지지층 결집한 듯…최종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미 유권자들은 일단은 공화당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개표 결과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4년 만에 탈환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민주당이 독식했던 의회 권력이 2년 만에 다시 여야가 분점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 딱 중간에 실시된 이번 선거에서도 과거와 같이 이른바 '정권심판론'이 작용하면서 권력 분점 구도로 의회 지형이 재편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예산편성권과 입법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이 주어진 하원이 공화당으로 넘어가게 되면서 주요 쟁점을 놓고 바이든 정부와 하원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권 심판론을 확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남은 2년 임기 동안 하원의 견제 속에 정부 정책 추진 동력이 떨어지는 악재에 부닥치게 됐다.
민주당이 공화당에 하원을 내주게 된 것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악화할 대로 악화한 경제 상황이 가장 큰 이유라는 데 이론이 없어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차질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악화한 물가 상승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고통에 빠진 미국민들은 대처 미흡을 이유로 정부 여당을 심판한 셈이다.
선거 전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미 유권자들이 가장 관심을 두는 분야로 인플레이션를 비롯한 경제 문제를 꼽은 데서 이는 예견된 것이었다.
에디슨리서치가 CNN, NBC, ABC 등 미 방송사들의 의뢰로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를 봐도 투표에 가장 영향을 미친 요인(32%)으로 유권자들은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민주당에 도움이 되는 이슈인 낙태를 꼽은 유권자는 27%였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 문제보다는 이번 선거를 '민주주의 대 반(反)민주주의' 구도로 몰아가며 미국민의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다만 개표 결과 민주당이 상원을 수성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그나마 최악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 막바지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원은 물론 상원까지 공화당이 접수할 수 있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민주당이 참패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왔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 NBC 방송이 하원에서 공화당 219석, 민주당 216석을 예상한 것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민주당이 상당히 선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은 9일 오전 3시 기준으로 민주당과 공화당이 상원에서 각각 48석, 47석을 확보한 것으로 예측했다.
남은 5개 주 결과에 따라 상원 다수당이 결판나는 상황이지만 현재로선 민주당에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애리조나주는 52.3%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민주당 마크 켈리 현직 상원의원이 15%포인트 가까이 차이를 벌리고 있고 네바다주는 54% 개표 속에 민주당 후보가 3%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
다만 조지아주에서 양당 후보 모두 과반 득표를 못 할 가능성이 작지 않아 주법에 따라 다음 달 결선투표를 치러야 할 수 있다.
상원은 51석을 차지하면 다수당이 되는데 민주당은 50석만 가져와도 부통령이 당연직 상원의장으로서 캐스팅보트를 쥐기 때문에 유리한 상황인 셈이다.
민주당 상원으로선 네바다와 애리조나주에서 승리한다면 조지아주 상황과 무관하게 현재의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
민주당이 상원을 수성할 경우 의회 권력을 분점하는 이른바 균형적 구조가 연출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도 임기 후반기 국정운영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최소한의 동력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야당이 하원, 여당이 상원 권력을 가지는 구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의 후반기와 같은 상황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 권력을 십분 활용해 연방대법원 구도를 재편해 지금의 '절대적 보수 우위 대법원'으로 바꿨다.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민주당이 상원을 유지하는 절묘한 선거 결과는 유권자들이 경제 상황을 감안해 정권을 심판하는 동시에 낙태와 민주주의 이슈 등에 대해선 공화당에 경고한 것으로도 분석할 수도 있다.
이는 경제 악화라는 공화당에 유리한 절대적으로 유리한 환경 속에서도 민주당으로선 '레드 웨이브'(공화당 압승) 현상의 전국적인 확산을 어느 정도 차단했다는 의미도 내포한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향후 경제 상황에 좀 더 집중하면서도 민주주의와 낙태 이슈 등으로 공화당을 몰아세울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고도 할 수 있다.
반면 공화당이 각종 호재 속에서도 압승을 거두지 못한 데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이 없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한 지난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공화당 후보들이 주요 지역에서 적지 않게 쓴잔을 맛봤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대선이 사기라는 트럼프의 주장을 지지한 225명 이상의 상·하원, 주지사, 주 국무장관 등의 후보가 중간선거에 출마했다면서 돈 볼덕 뉴햄프셔 상원의원 후보 등 적지 않은 이들이 패했다고 전했다.
물론 상당수의 트럼프 지지 후보가 당선됐지만, 트럼프의 부상이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연합뉴스
유권자, 민주주의·낙태보다 경제 우선…'레드웨이브' 예상보다 약해
트럼프 부상으로 민주 지지층 결집한 듯…최종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미 유권자들은 일단은 공화당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개표 결과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4년 만에 탈환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민주당이 독식했던 의회 권력이 2년 만에 다시 여야가 분점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 딱 중간에 실시된 이번 선거에서도 과거와 같이 이른바 '정권심판론'이 작용하면서 권력 분점 구도로 의회 지형이 재편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예산편성권과 입법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이 주어진 하원이 공화당으로 넘어가게 되면서 주요 쟁점을 놓고 바이든 정부와 하원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권 심판론을 확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남은 2년 임기 동안 하원의 견제 속에 정부 정책 추진 동력이 떨어지는 악재에 부닥치게 됐다.
민주당이 공화당에 하원을 내주게 된 것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악화할 대로 악화한 경제 상황이 가장 큰 이유라는 데 이론이 없어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차질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악화한 물가 상승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고통에 빠진 미국민들은 대처 미흡을 이유로 정부 여당을 심판한 셈이다.
선거 전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미 유권자들이 가장 관심을 두는 분야로 인플레이션를 비롯한 경제 문제를 꼽은 데서 이는 예견된 것이었다.
에디슨리서치가 CNN, NBC, ABC 등 미 방송사들의 의뢰로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를 봐도 투표에 가장 영향을 미친 요인(32%)으로 유권자들은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민주당에 도움이 되는 이슈인 낙태를 꼽은 유권자는 27%였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 문제보다는 이번 선거를 '민주주의 대 반(反)민주주의' 구도로 몰아가며 미국민의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다만 개표 결과 민주당이 상원을 수성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그나마 최악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 막바지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원은 물론 상원까지 공화당이 접수할 수 있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민주당이 참패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왔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 NBC 방송이 하원에서 공화당 219석, 민주당 216석을 예상한 것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민주당이 상당히 선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은 9일 오전 3시 기준으로 민주당과 공화당이 상원에서 각각 48석, 47석을 확보한 것으로 예측했다.
남은 5개 주 결과에 따라 상원 다수당이 결판나는 상황이지만 현재로선 민주당에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애리조나주는 52.3%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민주당 마크 켈리 현직 상원의원이 15%포인트 가까이 차이를 벌리고 있고 네바다주는 54% 개표 속에 민주당 후보가 3%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
다만 조지아주에서 양당 후보 모두 과반 득표를 못 할 가능성이 작지 않아 주법에 따라 다음 달 결선투표를 치러야 할 수 있다.
상원은 51석을 차지하면 다수당이 되는데 민주당은 50석만 가져와도 부통령이 당연직 상원의장으로서 캐스팅보트를 쥐기 때문에 유리한 상황인 셈이다.
민주당 상원으로선 네바다와 애리조나주에서 승리한다면 조지아주 상황과 무관하게 현재의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
민주당이 상원을 수성할 경우 의회 권력을 분점하는 이른바 균형적 구조가 연출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도 임기 후반기 국정운영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최소한의 동력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야당이 하원, 여당이 상원 권력을 가지는 구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의 후반기와 같은 상황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 권력을 십분 활용해 연방대법원 구도를 재편해 지금의 '절대적 보수 우위 대법원'으로 바꿨다.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민주당이 상원을 유지하는 절묘한 선거 결과는 유권자들이 경제 상황을 감안해 정권을 심판하는 동시에 낙태와 민주주의 이슈 등에 대해선 공화당에 경고한 것으로도 분석할 수도 있다.
이는 경제 악화라는 공화당에 유리한 절대적으로 유리한 환경 속에서도 민주당으로선 '레드 웨이브'(공화당 압승) 현상의 전국적인 확산을 어느 정도 차단했다는 의미도 내포한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향후 경제 상황에 좀 더 집중하면서도 민주주의와 낙태 이슈 등으로 공화당을 몰아세울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고도 할 수 있다.
반면 공화당이 각종 호재 속에서도 압승을 거두지 못한 데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이 없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한 지난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공화당 후보들이 주요 지역에서 적지 않게 쓴잔을 맛봤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대선이 사기라는 트럼프의 주장을 지지한 225명 이상의 상·하원, 주지사, 주 국무장관 등의 후보가 중간선거에 출마했다면서 돈 볼덕 뉴햄프셔 상원의원 후보 등 적지 않은 이들이 패했다고 전했다.
물론 상당수의 트럼프 지지 후보가 당선됐지만, 트럼프의 부상이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