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여당이 맡는 게 관례", 野 "다수당이 가져가야"
'11월30일 처리 시한' 세제 개편안 논의 시작도 못 해
기재위, 조세·예결 소위 위원장 놓고 대치…개의 45분만에 파행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9일 전체 회의는 여야가 소위원회 구성을 놓고 대립한 끝에 결국 파행했다.

현재 기재위 산하 조세소위·경제재정소위·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 등 3개 소위원회가 모두 구성되지 않은 상황이다.

국회 상임위 중 소위가 만들어지지 않은 곳은 기재위가 유일하다.

특히 세제 개편안을 다루는 조세소위를 놓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관례대로 위원장을 여당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다수당이 맡아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에서 조세소위 위원장을 여당이 맡되 경제재정소위는 야당이 위원장을 하고, 예결소위 위원장은 1년씩 번갈아 맡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조세소위 또는 예결소위의 위원장은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의사 진행 발언에서 "제1소위(조세소위)를 류성걸 간사가 '여당에서 가져야 한다'고 해서 당연히 예결소위는 저희에게 주는 것으로 생각했더니 뜻밖에도 '여당이 제1소위와 예결소위를 함께 갖는 게 관례다' 이렇게 말한다"며 "굉장히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영교 의원도 "다수당일 때 어쨌든 조세소위원장을 맡았다"며 "국회예산정책처가 내놓은 예산안 보니까 감세하자고 하는 게 73조원이나 되던데 위원장도 여당 간사님도 다 그렇게 하면 견제가 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간사인 류성걸 의원은 "16대 (국회) 이후에 계속해서 여당이 예결소위 위원장을 맡았다"며 "여당이 양보해서 조세소위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고, 경제재정소위원장은 민주당이 맡고, 또 예결소위는 민주당이 먼저 1년 맡는 게 어떻겠냐고 최종적으로 제안을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소속 기재위원들은 성명에서 "조세소위는 지난 17대 국회 이후 여소야대든 여대야소든 어떤 경우에도 여당이 맡지 않은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측이 억지 주장을 펴며 기재위 운영을 발목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위 구성을 둘러싸고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박대출 기재위원장은 간사 간 합의를 위해 개의 45분 만에 회의를 정회했다.

소위 구성이 지연되면서 법인세 인하·종합부동산세 완화·금융투자소득세 유예 등 정부 세제 개편안에 대한 논의는 아직 시작하지도 못한 상황이다.

세제 개편안은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처리되는 예산부수법안으로, 상임위 심사 마감 기한이 11월 30일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