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테슬라 주식 39억5000만달러(약 5조3800억원)어치를 처분했다. 트위터 인수 자금을 충당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머스크는 8일(현지시간) 테슬라 주식 약 1950만 주를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트위터 인수를 마무리한 뒤 첫 지분 매각이다. 머스크는 이달 4일부터 이날까지 테슬라 주식을 장내에서 처분해 39억5000만달러를 손에 쥐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191.3달러로 마감하며 올해 들어 45.6% 하락률을 보였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머스크가 테슬라 지분을 매도할 가능성을 높게 봐왔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에 투입한 440억달러 중 상당 부분의 조달 내역이 여전히 미공개 상태여서다. 트위터 인수에 자금을 대겠다던 ‘큰손’들이 실제로 약속한 금액을 납입했는지도 아직 불투명하다. 머스크의 인수 이후 주요 광고주가 이탈하면서 트위터가 당분간 머스크에게 ‘돈 먹는 하마’가 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추가로 테슬라 주식을 처분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테슬라 주가 하락으로 세계 최고 부자인 머스크의 순자산 규모도 쪼그라들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이날 머스크의 순자산은 1770억달러(약 242조원)로 집계됐다. 여전히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테슬라 주가가 고공행진하던 지난해 11월 최고점(약 3400억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현재 머스크의 순자산은 세계 2위 부자인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보다 400억달러가량 더 많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