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상흑자 규모가 역대 두 번째 큰 폭으로 감소했다. 고공행진을 벌이는 에너지 가격과 32년 만의 최저 수준인 엔저(低) 영향으로 분석된다.

일본 재무성은 2022회계연도 상반기(4∼9월) 경상수지가 4조8458억엔(약 45조9600억원) 흑자를 나타냈다고 9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6% 감소한 수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난 2008년 하반기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감소폭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흑자 규모는 2014년(2조8163억엔) 후 8년 만에 가장 적었다. 역대 최대 규모 본원소득 흑자가 사상 최대 규모 무역적자를 만회하는 구도가 이어졌다.

올 상반기 무역수지는 9조2334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원유와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가격이 상승한 영향으로 수입이 58조7556억엔으로 47.1% 늘었다. 반면 수출은 49조5222억엔으로 2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엔화 가치가 32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적자 규모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무역적자 규모가 9조엔을 넘었는데도 경상흑자를 유지한 건 본원소득 수지가 사상 최대 규모 흑자를 이어간 덕분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