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22개월 만에 전년 같은 달 대비 하락했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둔화했다. 중국이 디플레이션(지속적 물가 하락)을 맞았다는 우려가 커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월 P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 떨어졌다고 9일 발표했다. 중국 PPI가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건 2020년 12월(-0.4%) 후 22개월 만에 처음이다. 시장 예상(-1.5%)을 웃돌았지만 전달인 9월(0.9%)보다는 상당히 둔화했다는 평가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10월 PPI 상승률이 매우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역기저 효과가 발생했고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PPI 상승률은 1996년 이후 26년 만의 최고치인 13.5%였다.

그러나 당국의 해명과 달리 시장에서는 10월 PPI 하락을 디플레이션 전조로 보며 우려하고 있다. 공산품 도매가격 등이 반영되는 PPI가 마이너스(-) 전환했다는 건 중국 경제 침체를 뜻한다는 분석이다. 제로 코로나로 여러 지역의 공장이 일시 폐쇄되는 등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고,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건축자재 및 금속 등의 가격이 5.1% 하락했다. 브루스 팡 존스랑라살(JLL)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내수 부진과 수출 위축에 따른 디플레이션과의 치열한 전쟁을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10월 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 상승했다. 전달인 9월 CPI 상승률(2.8%)보다 둔화했다. 9월 CPI 상승률은 29개월 만의 최고치였다.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추정치인 2.4%에도 미치지 못했다. 제로 코로나 기조에 따른 방역 강화로 소비가 감소하면서 CPI 상승세가 주춤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격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하고 산출하는 근원 CPI 상승률은 0.6%로 전월과 같았다. 중국의 대표적 소비자물가 지표인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8% 폭등했고, 전체 식품 가격은 7% 뛰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