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2004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 감원을 단행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전체 인력의 13%에 해고를 통보했다.

저커버그 CEO는 9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1만10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며 "내년 1분기까지 고용을 동결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는 "인공지능(AI) 검색엔진, 광고 사업 플랫폼, 메타버스 등 우선순위가 높은 성장 사업으로 회사 역량을 재배치하고 있지만 이 조치만으로는 지출과 매출 증가 수준을 맞추지 못했다"며 "어렵지만 해고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번 해고 규모는 메타 인력(8만7000명)의 13%에 해당한다. 메타 18년 역사상 최대 규모 감원이다. 8일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메타가 직원 수천명을 정리해고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지만 실제 해고 인원은 1만명을 상회했다.

메타는 최근까지도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했다는 점을 고려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2020년부터 지난 9월까지 직원 4만2000여명을 늘렸다. 저커버그 CEO는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될 때 전자상거래 급증이 수익 성장으로 이어지자 투자를 크게 늘렸지만 불행히도 이 결정은 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에서 벗어나자 다시 온라인 상거래가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면서 수익이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얘기다.

사업 부진은 실적 악화로 드러났다. 메타의 지난 3분기 매출은 277억1400만달러(약 37조9200억원)로 전년 동기(290억1000만달러) 대비 4%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6%나 급감했다. 주가 하락은 더 심했다. 지난 8일 기준 메타 주가(96.47달러)는 연초(1월 3일) 대비 28% 수준에 불과했다. 한때 1조달러를 웃돌았던 시가총액은 2400억달러(약 328조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감원 바람에 시달리는 건 다른 SNS 업체들도 비슷하다.지난 4일 트위터는 전체 인력(7500명)의 절반에 해당하는 3700명을 해고했다. 스냅도 지난 8월 직원(6400명)의 20%에 해당하는 약 1300명을 감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