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논란에도…가스公 사장에 최연혜 내정
국내 천연가스 도입을 총괄하는 한국가스공사 신임 사장에 최연혜 전 국회의원(67·사진)이 내정됐다. 가스공사 출범 이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최 전 의원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한다고 가스공사에 통보했다. 가스공사는 산업부 장관 제청과 대통령 임명 절차를 밟아 오는 18일 이사회, 다음달 7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최 전 의원을 사장으로 선임할 방침이다. 김준동 전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 김영두 전 가스공사 부사장 등이 경합을 벌였지만 최 전 의원이 최종 낙점됐다.

최 전 의원은 한국철도공사 사장을 지내는 등 공공기관장 경력이 있지만 에너지 분야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앞선 1차 공모 때 에너지 관련 이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면접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정부는 남은 후보 중 적임자가 없다며 사장 후보자를 재공모하라고 결정했다. 이후 최 전 의원은 다시 지원해 결국 기관장 자리를 꿰찼다. 지난 7월 임기 만료 뒤에도 4개월 넘게 자리를 지켜온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은 이번에 물러나게 됐다.

최 전 의원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현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신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의원과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을 지냈다. 충북 영동 출신으로 대전여고와 서울대 독어독문과를 졸업했다. 독일 만하임대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철도공사 사장 시절엔 회사의 흑자전환을 이끌어낸 뛰어난 경영인이라는 평가와 혹독한 구조조정 및 알짜 자산 매각으로 이뤄낸 반쪽짜리 성과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 일각에서는 최 전 의원이 가스공사 사장으로 선임될 경우 노조와의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