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예람 중사 유족 "전익수 법무실장 강등 징계해야"
고(故) 이예람 중사 유족이 성추행 사건 수사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전익수(52·준장) 공군본부 법무실장을 징계하라고 국방부에 요구했다.

이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 씨와 어머니 박순정 씨는 10일 오전 "전 실장을 '강등' 중징계로 처벌해 장군으로 전역할 수 없게 해달라"는 내용의 징계요구서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종합민원실에 제출했다.

이들은 요구서에서 "전 실장이 당시 공군 군검찰을 지휘·감독했기 때문에 부하인 법무관들의 부실 수사로 이 중사가 2차 피해를 여러 차례 겪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데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전 실장은 다음 달 전역할 예정이다.

이씨는 요구서 제출에 앞서 "전 실장은 특별검사팀 수사로 기소됐는데 징계도 받지 않고 자기 일을 다 하면서 재판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피해자 유가족으로서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군 20전투비행단 소속이던 이 중사는 지난해 3월 2일 선임 부사관에게 성추행당한 뒤 군검찰 수사가 진행되던 같은 해 5월 2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군검찰은 이 중사가 사망한 뒤에도 가해자 조사를 하지 않아 부실수사 논란이 일었다.

군검찰은 뒤늦게 수사를 벌여 15명을 재판에 넘겼지만 전 실장을 비롯한 법무실 지휘부는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기소하지 않았다.

부실수사 비판 여론에 따라 출범한 안미영 특별검사 수사팀은 지난 9월 전 실장을 비롯한 사건 관련자 8명을 추가로 재판에 넘겼다.

전 실장은 지난해 7월 자신에게 사건 관련 보안 정보를 전달한 군무원 양모(49) 씨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군 검사에게 전화해 "영장이 잘못됐다"고 추궁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면담강요)로 재판 중이다.

그가 가해자 불구속 수사를 지휘했다는 의혹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