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급급매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급급매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금리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에 부동산 시장 거래절벽도 심화하고 있다. 그나마 거래가 체결된 아파트도 수억원 단위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24주 연속 하락했고, 하락폭은 역대 최대폭이었다.

1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1월 첫 주(7일) 전국 아파트 가격은 0.39% 내리며 하락 폭이 커졌다. 서울은 0.38% 하락하며 전주 대비 0.04%포인트 더 내렸다. 24주 연속 하락이자 통계 작성한 2012년 5월 이래 최대 낙폭이다. 강북 지역은 0.4% 떨어졌고 강남 지역도 0.37% 주저앉았다.

자치구별로는 강북 지역에서 도봉구가 창‧방학동 대단지 위주로 0.56% 내렸고 노원구는 상계‧중계동 대단지 위주로, 강북구는 미아‧수유동 구축 위주로 각각 0.55%, 0.48% 떨어졌다. 강남 지역에서는 송파구가 가락‧잠실‧문정동 위주로 0.58% 하락했고 강동구는 고덕‧암사동 대단지 위주로, 관악구는 봉천‧신림동 주요 단지 위주로 각각 0.47%, 0.40% 낮아졌다.

거래도 말라붙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5곳에서 조사 기간 중개거래가 전무했다. 그나마도 도시형생활주택 등 투자 목적의 초소형 주택 거래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거래가 이뤄진 곳은 강남구, 강서구, 송파구 세 곳에서 이뤄진 5건에 그쳤다.

그나마 체결된 거래도 모두 하락 거래였다.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한강 변 아파트도 하락을 피하진 못했다.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84㎡는 이달 1일 17억7000만원(29층)에 매매됐다. 이곳은 한강 변 초고층 아파트로 인기가 높아 지난해 거래가격이 25억2000만원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1년여 만에 7억5000만원 하락하면서 3년 전인 2019년 말과 비슷한 가격이 됐다.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1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1
강서구 염창동 '염창동아1차' 전용 84㎡도 지난 2일 9억5000만원(7층)에 팔리면서 10억원 아래로 내려왔다. 북쪽으로 한강 조망이 가능한 단지이지만, 지난해 최고가에 비해 2억원 하락했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저렴하게라도 팔린 것이 다행이라는 평가마저 나온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이 단지에서 성사된 거래가 한 손에 꼽는다"며 "그나마도 해당 면적은 1년여 만에 처음으로 거래된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인천 집값은 연수구(-0.77%)와 동구(-0.74%), 서구(-0.73%) 등에서 신규 입주 물량 영향과 대단지 위주 하락에 0.6% 내렸다. 경기도는 성남 수정(-0.84%)‧중원구(-0.82%), 동두천시(-0.82%) 등이 입주 물량 여파에 하락하면서 0.49% 떨어졌다.

전국 아파트 전세 가격도 0.43% 낮아지며 전주 0.37% 하락 대비 낙폭이 커졌다. 서울은 0.48% 하락했는데, 송파구가 가락‧장지‧잠실동 위주로 0.71% 떨어졌고 강북구(-0.68%), 은평구(-0.62%) 등이 뒤를 이었다. 인천과 경기는 각각 0.62%, 0.61%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주택가격 추가 하락 우려와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따라 매수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거래급감 상황이 심화해 집값 하락 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 시장에 대해서도 "전세 대출이자 부담에 임차인들의 월세 계약 이동이 지속되고 매매 물건의 전세 전환으로 매물 적체가 심화했다"고 진단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