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 / 사진=뉴스1
유승민 전 의원. / 사진=뉴스1
유승민 전 의원이 10일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국민 안전에 대한 국가의 무한책임’을 수차 강조하던 윤 대통령은 지금 어디로 사라졌나”고 비판했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윤 대통령을 거듭 비판하면서 당권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은 '막연하게 뭐 다 책임져라, 그건 현대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최측근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들에게 전화해 불만을 토로했다는 언론 보도를 거론하면서 "윤 대통령은 윤핵관들에게 "당이 왜 이렇게 매가리가 없나. 장관 한 명 방어도 못하나"라고 짜증을 냈다고 한다. 비서실장이란 사람은 "매번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장관 바꿔라, 청장 바꿔라 이것도 후진적'이라고 한다"며 "'현대사회'는 뭐고 '후진적'은 무엇인가.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156명이 숨진 이태원 참사가 어떻게 '매번 터지는 사건'인가.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팻말은 허언이 되어 버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용산경찰서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선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이걸로 꼬리를 자르고 일선에서 사력을 다해 뛴 경찰관들과 소방관들에게까지 책임을 떠넘긴다면 과연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나”라며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끝내 민심을 깨닫지 못하고 역주행한다면, 여당이라도 정신 차려야 한다. ‘매가리 있게’ 시시비비를 가려서, 대통령이 잘하면 도와주고 잘못하면 견제해야 한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라면 국민의 편에 서야지 그깟 공천협박 때문에 권력에 아부해서는 안된다”며 “이대로 가면 민심이 두렵지 않나”라고 직격했다.

정치권에서는 유 전 의원이 윤 대통령과 연일 대립각을 키우면서 지지층을 공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중도층과 개혁 보수세력의 지지세에 힘입어 당대표 후보 여론조사에서 잇달아 1위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거듭되는 윤 정부 실정을 지적할수록 반사효과를 얻는다는 것이다. 지난 1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을 선제적으로 주장한 데 이어 윤 대통령의 사과 요구까지 꺼내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