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유제품 기업 푸르밀 본사의 간판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유제품 기업 푸르밀 본사의 간판의 모습. /연합뉴스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인원 30% 구조조정’을 조건으로 사업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업종료와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한 지 24일 만에 이를 철회한 것이다.

푸르밀은 이날 신동환 대표와 노조·임직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비상경영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노조의 뼈를 깎는 희생과 도움으로 인원 30% 구조조정에 합의해 회사를 정상화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며 “회사는 기존에 발표한 30일부 사업종료를 전격 철회하고, 효율성을 바탕으로 회사 영업을 정상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푸르밀 노사는 지난달 24일과 31일, 이달 4일 세 차례 만나 견해차를 좁혀 왔다. 이달 8일 4차 교섭 격으로 푸르밀 실무진이 노조와 만났고, 인원을 30% 감축하는 대신 사업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신 대표는 “경영진은 ‘오너경영 실패’라는 따끔한 지적에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유제품 소비 감소와 원재료비·유류대 상승 등 대외적 경영 환경 악화가 겹쳐 지난 4년간 누적 적자만 300억원이 넘고, 올해도 180억원의 추가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7일 푸르밀 경영진은 이달 30일 자로 사업을 종료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정리 해고를 통지해 논란을 빚었다. 직원들은 사측의 경영 실패라며 비판했고, 푸르밀 대리점주와 회사에 원유를 공급해오다 생계가 막막해진 낙농가들도 상경 집회를 벌이는 등 반발해왔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