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투자회사인 세콰이어캐피탈이 9일(현지시간)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투자지분 가치를 ‘0달러’로 처리했다. 주요 투자자마저 FTX의 파산 가능성을 매우 크게 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세콰이어캐피탈은 투자자들에게 그동안 FTX에 2억1400만달러(약 2940억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어 “FTX는 유동성 경색으로 큰 위기에 처했고 미래는 불확실하다”며 “현재 우리가 이해한 바를 반영해 FTX 투자의 가치를 0달러로 표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FTX 인수 계획을 파기하면서 FTX가 결국 파산, 투자액을 전액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초만 해도 FTX의 기업가치는 320억달러로 평가됐다.

세콰이어캐피탈 외에도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블랙록,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 등이 FTX에 투자했다.

FTX가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도 큰 혼란이 일었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장중 1만6000달러 선이 붕괴됐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