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유제품 평균 6% 인상
마트서 1L 흰 우유 2800원대
남양·동원F&B 등도 인상 합류
고환율에 수입원료 부담도 영향
우유로 만든 가공품·외식메뉴
도미노 가격 인상 불가피할 듯
유업체가 인상 폭을 자제함에 따라 소비자 구입가격 기준으로 흰 우유 1L에 3000원은 넘지 않는다. 하지만 우유값 인상 여파로 우유를 원료로 한 아이스크림, 빵 등 식품 물가가 연쇄적으로 오르는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매일·남양 등 일제 인상
서울우유협동조합은 17일부터 우유 제품 출고가격을 평균 6% 인상한다고 10일 발표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낙농진흥회 원유 기본가격 인상 결정과 누적된 원부자재 가격 상승 부담, 물류비, 제조경비 등의 비용 증가로 불가피하게 인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서울우유 대표 제품인 흰 우유 1L 가격은 6.6% 인상한다. 대형마트 기준 2710원이던 소비자가격은 2800원 후반대로 오른다. 유가공품 상승 폭은 더 크다. 서울우유 생크림과 버터의 출고가격은 지금보다 각각 10%, 7% 오른다. 발효유 제품인 ‘비요뜨’ 출고가도 5%대 인상한다.
매일유업도 같은 날 흰 우유 출고가격을 평균 8% 올린다. 초코우유와 딸기우유 출고가는 10%가량 오른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가공유의 경우 가공비용뿐 아니라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 원료 단가 상승이 반영돼 상승 폭이 더 크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출고가를 8% 올려 대형마트 기준 ‘맛있는우유GT’(900mL) 가격이 현재 2600원 중반대에서 2800원 후반대로 조정될 전망이다. 동원F&B는 판매가격 기준으로 우유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상한다. ‘대니쉬 더(The) 건강한 우유’(900mL) 가격은 2240원에서 2490원으로 11% 오른다.
우려되는 밀크플레이션
이 같은 유업체들의 인상 폭은 당초 우려보다는 크지 않다는 평가다. 낙농진흥회와 유업계는 3일 원유 기본가격을 L당 49원씩 올리되, 올해는 원유 가격 인상이 늦게 결정된 점을 고려해 L당 3원씩 지원금을 추가해 사실상 L당 52원 인상하기로 합의했다.당초 업계에선 흰 우유 기준으로 L당 500원 안팎의 인상률을 적용해 1L짜리 흰 우유가 3000원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실제 인상 폭은 이에 미치지 않았다.
유업계 관계자는 “인플레 우려에 따른 정부 요청 등을 반영해 인상 폭을 최소화한 것”이라고 했다. 김정욱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4일 낙농진흥회 이사회 결과 브리핑에서 “여러 식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흰 우유 가격은 덜 인상하고, 가공제품은 추가 인상을 자제해 인상 폭을 최소화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유값 인상에 따른 밀크플레이션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치즈, 아이스크림, 빵 등 우유를 원료로 한 제품과 외식 가격의 추가 인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이스크림과 가공유를 생산하는 빙그레는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수입물가 불안정 등이 반영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먹거리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