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회담이 11~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되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기간에 열린다. 3국 정상이 지난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때에 이어 5개월 만에 다시 만나는 것은 한반도 안보 상황이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30여 차례에 걸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전방위 도발로 한국은 물론 일본, 미국 본토가 위협받고 있고 7차 핵실험까지 예고된 마당이다.

이뿐만 아니라 잇단 핵위협에 나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핵·미사일 증강을 선언한 시진핑 중국 주석이 북한과의 결속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3국 정상이 만나 북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대책, 군사안보협력 체제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하겠다는 것은 시의적절하다. 한·미는 문재인 정부 때 실종된 훈련을 재개했고, 과거사 문제로 한국과 서먹한 일본도 훈련에 참가해 안보만큼은 3국 협력이 한껏 강화된 마당이어서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엔 NATO 정상회의 때 3국 정상 간 만남이 상견례 수준에 그친 것에서 훨씬 더 나아가야 한다. 안보 상황이 더 위중해진 만큼 북한의 숨통을 바짝 조이는 보다 강경한 메시지와 억제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중·러가 매번 대북제재 ‘뒷문’을 열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핵우산 및 3국 군사 훈련 강화는 물론 북한 핵·미사일 신종 자금줄이 되고 있는 암호화폐 해킹 차단 등 경제 제재에 대한 국제 공조를 이끌어내는 것도 시급하다. 한·일은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정상화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한·미·일 등 서방국가들의 굳건한 단합만이 세계 안보질서를 무너뜨리려는 북·중·러의 야욕을 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