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네옴시티…사우디 '사막 위의 700조 프로젝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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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옴특구' 현장을 가다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
서울 면적의 44배 크기로
친환경 스마트 도시 건설
현지 건설사 터파기 한창
도로공사 굉음 잇따라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
서울 면적의 44배 크기로
친환경 스마트 도시 건설
현지 건설사 터파기 한창
도로공사 굉음 잇따라
지난 7일 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 타부크(Tabuk)에서 샤르마(Sharma)로 이어진 8784국도엔 거대한 덤프트럭이 줄지어 지나갔다. 세계 최대 스마트 도시인 네옴시티 조성을 위한 도로 확장 공사가 한창이었다. 원자재와 인력을 실은 수십 대의 덤프트럭이 거대한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샤르마로 향했다.
타부크 공항에서 8784국도를 따라 두 시간쯤 이동하면 초록색 바탕의 ‘네옴특구’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사우디가 총 5000억달러(약 700조원)를 들여 조성하는 네옴시티의 초입을 알리는 안내판이다.
네옴특구 안에는 사우디 현지 건설사들이 곳곳에서 터파기 작업을 하고 있었다. 터파기 과정에서 나온 흙·돌무더기가 도로 인근에 쌓여 산을 이뤘다. 시멘트와 자갈을 혼합해 콘크리트를 생산하는 배치플랜트 20여 개가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서울 서부간선도로를 놓을 때 사용한 배치플랜트가 2개였던 것에 비춰보면 서부간선도로 10개를 조성할 수 있을 만큼의 콘크리트를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다음날인 8일 네옴시티의 뼈대를 이룰 인프라 공사가 시작되는 터널 발파가 진행됐다.
네옴시티는 사우디가 추진하고 있는 초대형 스마트 신도시다. 전체 부지만 2만6500㎢로 서울 면적의 44배에 달한다. 사우디 왕위 계승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핵심 사업이다. 네옴시티는 자급자족형 직선 도시인 더라인, 해안 산업단지 옥사곤, 산악 관광단지인 트로제나로 나뉜다.
이 중 핵심은 더라인이다. 폭 200m, 높이 500m의 직선 구조물인 더라인은 170㎞ 길이로 타부크 경계 지역에서 사막과 협곡·산악지대를 지나 사우디·이집트·요르단 국경이 한데 모이는 홍해 아카바만까지 이어진다. 550m 높이의 롯데월드타워가 서울부터 강릉까지 일직선으로 빽빽하게 이어지는 것이다.
네옴시티는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거주 지역 5분 거리에 사무실, 상점, 병원, 학교, 문화시설, 스포츠 경기장 등이 모두 갖춰진 미래 도시를 추구하고 있다. 2030년까지 거주 인구 100만 명, 궁극적으로는 900만 명을 예상하고 있다. 네옴시티에서 도시 계획을 이끄는 타렉 캇두미 수석디렉터는 “네옴시티의 최대 걸림돌은 사람들이 믿지 않는 것”이라며 “이미 네옴시티는 시작됐고, 현실화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더라인 밑엔 철도가 깔린다. 터널 동쪽 구간 중 일부를 한국의 삼성물산·현대건설과 그리스의 아키로돈 컨소시엄이 맡는다. 지난 8일 네옴시티 중 처음으로 발파를 진행한 구간이다. 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현대건설 관계자는 “더라인 터널 공사의 경우 공사기간이 43개월이라 매우 빠듯한 일정”이라며 “상당수 유럽 컨소시엄과 중국 업체들이 원자재와 장비 이동에 애를 먹어 공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속도전에 강한 한국 건설산업의 경쟁력이 네옴시티에서도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연말부터 줄줄이 발주가 예정된 더라인 터널 공사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네옴시티 총괄자인 나드미 알나스르 최고경영자(CEO)는 해외 수주 지원 차 사우디를 찾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은 사우디와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더 많은 한국 기업이 네옴시티에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타부크(사우디아라비아)=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타부크 공항에서 8784국도를 따라 두 시간쯤 이동하면 초록색 바탕의 ‘네옴특구’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사우디가 총 5000억달러(약 700조원)를 들여 조성하는 네옴시티의 초입을 알리는 안내판이다.
네옴특구 안에는 사우디 현지 건설사들이 곳곳에서 터파기 작업을 하고 있었다. 터파기 과정에서 나온 흙·돌무더기가 도로 인근에 쌓여 산을 이뤘다. 시멘트와 자갈을 혼합해 콘크리트를 생산하는 배치플랜트 20여 개가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서울 서부간선도로를 놓을 때 사용한 배치플랜트가 2개였던 것에 비춰보면 서부간선도로 10개를 조성할 수 있을 만큼의 콘크리트를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다음날인 8일 네옴시티의 뼈대를 이룰 인프라 공사가 시작되는 터널 발파가 진행됐다.
네옴시티는 사우디가 추진하고 있는 초대형 스마트 신도시다. 전체 부지만 2만6500㎢로 서울 면적의 44배에 달한다. 사우디 왕위 계승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핵심 사업이다. 네옴시티는 자급자족형 직선 도시인 더라인, 해안 산업단지 옥사곤, 산악 관광단지인 트로제나로 나뉜다.
이 중 핵심은 더라인이다. 폭 200m, 높이 500m의 직선 구조물인 더라인은 170㎞ 길이로 타부크 경계 지역에서 사막과 협곡·산악지대를 지나 사우디·이집트·요르단 국경이 한데 모이는 홍해 아카바만까지 이어진다. 550m 높이의 롯데월드타워가 서울부터 강릉까지 일직선으로 빽빽하게 이어지는 것이다.
네옴시티는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거주 지역 5분 거리에 사무실, 상점, 병원, 학교, 문화시설, 스포츠 경기장 등이 모두 갖춰진 미래 도시를 추구하고 있다. 2030년까지 거주 인구 100만 명, 궁극적으로는 900만 명을 예상하고 있다. 네옴시티에서 도시 계획을 이끄는 타렉 캇두미 수석디렉터는 “네옴시티의 최대 걸림돌은 사람들이 믿지 않는 것”이라며 “이미 네옴시티는 시작됐고, 현실화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더라인 밑엔 철도가 깔린다. 터널 동쪽 구간 중 일부를 한국의 삼성물산·현대건설과 그리스의 아키로돈 컨소시엄이 맡는다. 지난 8일 네옴시티 중 처음으로 발파를 진행한 구간이다. 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현대건설 관계자는 “더라인 터널 공사의 경우 공사기간이 43개월이라 매우 빠듯한 일정”이라며 “상당수 유럽 컨소시엄과 중국 업체들이 원자재와 장비 이동에 애를 먹어 공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속도전에 강한 한국 건설산업의 경쟁력이 네옴시티에서도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연말부터 줄줄이 발주가 예정된 더라인 터널 공사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네옴시티 총괄자인 나드미 알나스르 최고경영자(CEO)는 해외 수주 지원 차 사우디를 찾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은 사우디와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더 많은 한국 기업이 네옴시티에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타부크(사우디아라비아)=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