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트' 조정훈 "패거리·선동 정치와 싸우겠다"
“‘단일대오’ ‘스크럼’…. 저는 이런 말이 너무 싫습니다. 선동정치, 패거리 정치와 싸울 겁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50·사진)은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2022년인데 아직도 반(反)민주 시대에 통했던 태도와 사고방식이 여의도에 판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요즘 정치권에서 조 의원은 ‘캐스팅보트’로 불린다. 단 1석인 소수정당의 대표지만 검수완박(검찰 수사·기소권 분리)은 물론 김건희·대장동 특검 등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주요 현안에서 존재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조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이다. 법사위는 더불어민주당 10명, 국민의힘 7명, 시대전환 1명 등 18명으로 구성돼 있다. 다수당인 민주당이 특검법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올리려면 법사위원 중 5분의 3인 11명의 동의를 얻어야 해 조 의원이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다.

조 의원은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세계은행에서 16년간 근무한 경제 전문가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후보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민주당에 합류하지 않고 시대전환으로 복당했다.

조 의원은 종종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 주목받았다. 지난 9월 민주당 의원 169명 전원이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추석 밥상 짜증나게 하는 특검법”이라며 반기를 들었다. 민주당에선 “어떻게 국회에 들어오게 됐는지 되돌아봤으면 좋겠다”(박범계 의원) “배신자” 등과 같은 비난이 나왔다.

야권 지지층으로부터 쏟아진 ‘문자폭탄’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는 “지금 민주당은 선동·패거리 정치에 휘둘리고 있다”며 “한 줌도 안 되는 극렬 지지층에 다수는 침묵하고, 의원들은 비난 댓글이 무서워 그들에게 칭찬받는 정치만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의원들은 한 명 한 명이 입법기관이라면서 다양성을 대표하기는커녕 툭하면 당론 채택을 하고 ‘원팀’을 강조한다”며 “똑똑한 사람들이 예비군복을 입으면 무질서한 군중으로 돌변하는 행태와 다를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도 부정적이었다. 조 의원은 “국정조사는 정부·여당을 망신주기 위한 거대한 무대에 불과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를 주장한 것에 대해선 “‘미쳤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어떻게든 정쟁에 이용하겠다는 결심이 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형주/양길성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