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엔·달러 환율 약세를 또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9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에서 “엔화 환율이 추가 약세를 보이면서 조만간 155엔대까지 밀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3개월 내 155엔, 6개월 내 155엔, 12개월 후 140엔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골드만삭스의 종전 기간별 예상치는 각각 150엔, 135엔, 125엔이었다.

이 투자은행은 “일본중앙은행(BOJ)은 저금리와 함께 수익률 곡선 제어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정책을 지속하지 못하고 단지 시간을 조금 버는 수단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엔화 가치는 올 들어 급락했다. 달러당 150엔을 돌파했다가 잠시 주춤한 상태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일본 엔화 가치는 올 들어 급락했다. 달러당 150엔을 돌파했다가 잠시 주춤한 상태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일본의 수익률 곡선 제어(YCC)는 10년물 국채 금리를 연 0.25%로 묶어두는 정책이다. 국채 금리가 뛸 때마다 중앙은행이 무제한 매입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국채 금리가 뛰면 국가 부채 비율이 높은 일본 정부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불가피한 정책이란 평가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일본 통화 당국이 외환 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미국의 경기 침체가 임박하지 않은 점도 엔화의 추가 약세를 전망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다만 미국이 침체에 빠지고 국채 금리 하락이 동반될 경우엔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며 “엔화 가치가 지금보다 10~15%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