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투자분석가인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이 “최근 암호화폐 거래소의 유동성 위기가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엘에리언 고문은 9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거래소는 은행과 다르다”며 “지불과 결제 시스템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FTX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데 시스템 붕괴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엘에리언 고문은 “다만 무책임한 차입과 코인을 직접 발행하고 소유하는 부분에는 문제가 있다”며 “금융당국이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거래량 기준 세계 3위 암호화폐 거래소인 FTX는 유동성 부족 사태를 맞아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에 미국 외 사업 전체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세다.
미국의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은 'FTX 유동성 사태' 때문에 급락세다.
미국의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은 'FTX 유동성 사태' 때문에 급락세다.
창펑자오 바이낸스 대표도 비슷한 우려를 표명했다.

자오 대표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FTX 붕괴는 암호화폐 신뢰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게 됐다”며 “특히 훨씬 까다로운 당국의 규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가 FTX를 인수하더라도 승리하는 건 아니다”며 “최근 샘 뱅크먼-프리드 FTX 창업자의 전화를 받은 뒤 FTX의 발해 토큰인 FTT 매도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자오 대표는 “암호화폐 업계는 직접 발행한 토큰을 담보로 제공하거나 차입을 많이 늘려선 안 된다”며 “특히 유보금을 반드시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암호화폐 업계에선 바이낸스의 FTX 인수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암호화폐 매체인 코인데스크는 “바이낸스가 FTX의 재무제표를 뜯어본 뒤 인수하지 않는 쪽으로 정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