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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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3일간의 랠리'를 마치고 급락했다. 미 중간선거 결과가 여전히 불확실한데다 암호화폐 시장마저 휘청거리면서 불안심리가 커진 탓이다. 국내 증시도 다시 파고에 휩싸일 전망이다.

■ 국내 증시 하락 출발 불가피

10일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 급락 및 암호화폐 리스크 확산, 달러 강세 등으로 하락 출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공화당의 중간선거 신승에 따른 달러 강세 확대와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여파로 미 증시가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을 줄 것"이라며 "달러 강세로 기술주와 함께 반도체 업종의 부진으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3.14% 하락한 점은 관련 종목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국내 증시는 1% 내외 하락 출발 후 옵션만기일임을 감안해 외국인 선물 동향에 따라 변화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IRA 법안과 관련 있는 2차전지(셀, 소재)와 자동차 업종간 주가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바이낸스가 유동성 위기에 처한 FTX를 인수할 것이라는 의향을 밝혔으나, 일부 외신들에서 바이낸스의 FTX 실사 결과 장부상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위험선호심리에 제약을 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최근 지수가 많이 상승했고 미국 빅테크 충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숨고르기 장세가 예상된다"며 "오늘밤 발표될 미국 물가지수가 예상을 하회한다면 단기적으로는 부진했던 코스닥 게임, 인터넷, 콘텐츠 등 성장주의 랠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美 증시 중간선거 랠리 마치고 급락

미국 증시가 '3일간의 랠리'를 마치고 크게 뒷걸음질쳤다. 중간선거 결과가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이 붕괴 조짐을 보이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진 것이 증시에서도 투매를 촉발했다.

9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646.89포인트(1.95%) 떨어진 32513.94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79.54포인트(2.08%) 급락한 3748.5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3.02포인트(2.48%) 급락한 10353.17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공화당의 승리가 유력했던 중간선거 결과가 하루가 지난 이날까지도 아직 불분명한 상황이 지속되자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준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공화당이 의회 권력을 장악하면 민주당의 증세 및 재정지출 계획에 제동을 걸 것으로 기대했으나, 상원에서 끝까지 팽팽한 접전이 벌어지는 데다 하원에서도 민주당이 선전하면서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는 분석이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40억달러 상당의 지분을 매각한 여파로 7.2% 급락했다. 이로써 테슬라의 연초 대비 하락률은 50%에 육박했다.

■ 바이든 예상밖 선전+공화당 신승에 트럼프 타격

8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하원이 결국 공화당으로 넘어가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격차가 예상만큼 크지 않은데다 민주당이 최고 관심지역이었던 펜실베이니아 상원 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는 등 선방함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타격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악의 인플레이션 등에서 악전고투한 것을 감안하면 책임론 후폭풍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는 안전판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다만 하원에서 우위를 굳힌 공화당이 이미 바이든 행정부 핵심 국정 의제에 줄줄이 제동을 걸 태세여서 향후 2년간 국정운영의 험로를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규모 확장 재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임기 전반기 최대 치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서도 공화당이 손댈 가능성도 있다.

공화당이 예상과 달리 고전하면서 이번 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재선 도전에 나서려고 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향후 정치 행보도 타격이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 스타일상 하원 선거 승리가 최종적으로 확정되면 이를 자신의 공으로 돌리면서 직진을 고수할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선거 승리 모멘텀 속에서 조기 대선출마 선언을 통해 대세론을 확산, 당내 경선에서 기선 제압을 하려던 전략은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다.

■ 코인 대폭락 공포 확산

세계 최대의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9일(현지시간)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경쟁업체 FTX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바이낸스의 인수 번복은 FTX와 투자의향서(LOI)에 합의한 뒤 불과 하루 만에 나왔다.

파생금융상품 업체 마렉스솔루션의 디지털자산 책임자 일란 솔랏은 "시장은 이제 완전한 공포 상황에 놓였다"며 가상화폐의 추가 연쇄 매도 가능성을 우려했다.

FTX의 유동성 위기는 가상화폐 시장에 이틀째 대폭락을 몰고 왔다. 비트코인은 물론 다른 암호화폐들도 일제히 급락했다. 비트코인 가격(현지시간 오전 11시50분 기준)은 이날 1만7000 달러 선이 무너지면서 2020년 11월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총 2위 이더리움도 11% 넘게 급락해 1200달러가 무너졌다. 유동성 위기의 진원지 FTX가 발행하는 코인 FTT는 전날 80% 폭락한 데 이어 이날도 40% 넘게 추락했다.

■ 부동산 경착륙 막는다…5조원 미분양 PF 대출 보증 신설

정부가 최근 집값 하락이 가속화하며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 우려가 커짐에 따라 건설사의 자금경색을 막기 위해 5조원 규모의 미분양 주택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을 신설한다.

국토교통부는 10일 열린 부동산관계장관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부동산 시장 정상화 방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분양 발생시 건설사가 유동성 부족으로 공사 중단 등 어려움이 따르지만 준공전 미분양에 대해서는 별도의 보증 상품이 없어 건설사들의 자금난의 원인이 되고 있다. 앞으로 준공 전 미분양 사업장에 대해서도 PF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을 지원한다.

또 공공택지 사전청약 의무가 폐지되고, 재건축 안전진단 개선 방안과 주택 등록임대사업 정상화 방안을 연내 서둘러 마련해 추진한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