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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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선물 받은 풍산개 양육 논란에 대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제 그만들 합시다"고 말했지만, 정치권은 물론 동물단체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동물단체 "정치권, 이용가치 없으면 동물 버려"

동물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은 지난 9일 인스타그램에 '풍산개 파양 사건을 바라보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동물 지위 향상의 의도는 동물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던 가식적인 행보로 의심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비구협은 "우리 동물권은 문재인 대통령 재임 기간 추진되었던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민법 98조를 개정 추진에 문재인 정부의 생명 감수성에 대해 환호했고, 또한 그 정신을 열렬히 지지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살아 있는 생명을 기록(물) 즉, 물건으로 그 신분을 유지해놓고 인제 와서 '기록물'이니 도로 가져가라는 이율배반적인 후진 정치를 답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 리더들이 동물을 입양하고 그 동물을 끌어안고 애정 넘치는 눈길로 쓰다듬는 사진과 영상으로 몇 번 홍보하고 퇴임할 때는 '국가기록물'이니, '지자체 소유'이니 비겁한 변명을 늘어놓으며 헌신짝처럼 동물을 버리고 떠나는 사례들을 정말 지겹도록 봐왔다"면서 "필요하면 끌어안고 이용가치가 없으면 내뱉는 정치 논리에 살아 있는 생명을 대입해서 정치적 쟁점으로 삼는 우리나라 정치권은 이제 진짜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구협 입장에 동의하는 누리꾼들도 다수 등장했으나, 일각에서는 '파양'이라는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어느 쪽인지 좀 더 알아보고 (글을) 올렸으면 좋았을 텐데", "입양한 적이 없는데 파양이라니?"라는 등 반응이 댓글로 달렸다.

또다른 동물단체의 인스타그램에는 "풍산개 파양 논란을 다뤄달라", "강아지들이 너무 불쌍하다", '돈 안 준다고 풍산개 파양한 사건도 공론화해달라" 등 댓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논란과 관련해 "입양이야말로 애초에 내가 가장 원했던 방식"이라면서 "지금이라도 내가 입양할 수 있다면 대환영이라는 것을 밝혀둔다"면서 '양육비 문제로 파양한다'는 여권 비판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내게 입양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현 정부가 책임지고 반려동물답게 잘 양육관리하면 될 일"이라면서 "반려동물이 대통령기록물이 되는 일이 또 있을 수 있으므로 차제에 시행령을 잘 정비해두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文, 개 세 마리 키우는 비용이 그렇게 부담되던가"

문 전 대통령의 반박에도 여권의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퇴임 후 받는 돈만 하더라도 현직 광역단체장보다 훨씬 많은데 고작 개 세 마리 키우는 비용이 그렇게 부담이 되던가"라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정들면 강아지도 가족"이라면서 "강아지 키우기 좋은 단독 주택에 살면서 그러는 거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라 거라면 그 돈 들여 키우기 싫지만 내 거라면 그 돈 들여서라도 키울 수 있다. 불하해 주지 못할 걸 번연히 알면서도 그런 말로 이 졸렬한 사태를 피해 가려고 해선 안 된다"며 "대통령까지 지낸 분이 할 말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