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따뜻한 겨울"…美 천연가스 이틀째 하락세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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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 날씨가 예상되면서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천연가스 12월물은 전날 대비 0.27달러(4.45%) 하락한 MMBtu(열량 단위)당 5.8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11% 넘게 폭락한 데 이어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달 말 날씨가 평년보다 따뜻할 것이란 관측이 천연가스 가격을 끌어내렸다. 난방 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동시에 가스 공급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가스 생산업체들이 올 겨울 동안 가스 공급을 지난 6월 대비 1.4%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미국과 유럽의 온화한 기후로 인해 가스 수요가 감소했는데 미국 가스 생산업체들은 지난 한 달 간 비교적 많은 양의 가스를 저장고에 주입했다"고 전했다. 유럽 수요가 더 이상 크게 늘지 않는 점도 가스 가격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가스 공급 차단에 맞서 미국산 가스를 비롯한 대체 에너지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 결과 유럽에서 가스 저장시설이 거의 대부분 채워지고 있다고 유럽 천연가스 공급업계 단체인 가스인프라스트럭처유럽(GIE)는 전했다.
유럽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도 충분히 늘리고 있다. 에너지 분석업체 보텍사에 따르면 지난주 유럽 연안에서 30척 이상의 LNG선에 최소 20억달러어치의 LNG가 선적됐다. 미국산 천연가스 수요가 향후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는 배경이다.
EIA는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 1분기 가스 가격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EIA는 지난 8일 발표한 '단기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가스 현물 가격이 내년 1분기까지 MMBtu당 평균 6달러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달 대비 1달러 이상 낮춰 잡은 것이다.
하지만 EIA는 연말에 가스 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덧붙였다. EIA는 "극도로 추운 날씨가 닥치면 가스 가격 급등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