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무너진 '원조 국산 보톡스' 메디톡스 부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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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전성기 시절 수준으로 실적 회복
허가 취소 리스크가 오히려 전화위복될 가능성 제기돼 가장 먼저 한국산 보툴리눔톡신제제(일명 보톡스)를 개발했지만 생사 기로에까지 몰렸던 메디톡스가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전성기에 버금갈 정도의 실적이 기대되는 데다, 주요 제품의 품목허가 취소 리스크도 해소될 실마리가 보이고 있습니다.
부활 조짐은 주가 흐름으로도 확인되죠. 지난주 한 주 동안에만 20.60%가 급등했거든요. 주가 급등의 배경은 실적 회복 기대감입니다. 지난 3분기 메디톡스는 매출 533억원, 영업이익 14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분기 매출이 500억원을 넘긴 건 메디톡스에게 의미가 있습니다. 국내 보툴리눔톡신 시장 1위로 군림하던 전성기인 2018년과 2019년의 연간 실적이 각각 2054억원과 2059억원이기 때문이죠. 분기 기준으로 500억원의 매출을 유지하면 전성기 시절 실적을 회복하는 겁니다. 메디톡스도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분기 매출 500억원을 돌파한 건 2019년 4분기 이후 11개 분기만”이라며 분위기를 띄웠죠. 작년 3분기에 69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애브비와의 액상형 보툴리눔톡신제제 후보 ‘MT10109L’의 기술수출 계약 종료로 그전까지 인식하지 않았던 계약금과 기술료(마일스톤)를 한꺼번에 반영한 일회성 요인이 컸습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메디톡스의 3분기 실적에 대해 “추정치 대비 영업이익이 42.4%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라며 “보툴리눔톡신제제 및 필러의 고른 고성장 속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반영됐고 대손충당금을 비롯한 일부 판매관리비 역시 감소함에 따라 호실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당연히 주가도 곤두박질쳤죠. 메디톡스의 주가 고점은 2018년 7월9일의 85만3500원(종가 기준·수정주가 70만5278원)입니다. 지난주 한 주 동안 20.60% 급등한 종가가 12만4700원입니다. 여전히 수정주가 기준으로 고점 대비 82.32% 낮습니다. 주가만 보면 아직까지도 거의 망해가는 회사 수준이죠. 실제 메디톡스는 존폐 기로에 선 바 있습니다. 국산 보툴리눔톡신제제를 처음 개발한 선발주자로 2017년 연간 실적 기준 영업이익률이 47.99%에 달했지만, 이 같은 실적을 만들어준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품목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취소당했거든요. 크게 보면 무허가 원액 사용, 국가출하승인 미승인 제품의 국내 판매, 의약품 시험성적 조작 등 세 가지 혐의로 각각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았습니다.
아직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제제들은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메디톡스가 식약처의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행정소송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처분의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메디톡스의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입니다. 아직 제품을 판매하고 있긴 하지만, 행정소송의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현재 판매 중인 보툴리눔톡신제제가 모두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아직은 ‘제로(0)’가 아닙니다.
새로운 보툴리눔톡신제제 품목을 준비한 덕에 행정소송에서 패소해도 오히려 메디톡스의 수혜가 기대되는 시나리오도 그려지고 있습니다. 품목허가 취소 처분의 배경 중 하나인 국가출하승인 미승인 제품을 판매했다는 혐의는 메디톡스 뿐만 아니라, 현재 국산 보툴리눔톡신제제 시장 1위로 군림하는 휴젤을 비롯해 상당수 경쟁사들도 받고 있거든요.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다음에 적발될 기업이 어딘지가 거론되고 있기도 합니다.
국가출하승인 미승인 제품을 국내에서 판매했다는 혐의에 따른 품목허가 취소 처분에 대해 다투는 각 회사의 행정소송들 중 메디톡스가 제기한 소송의 결과가 가장 빠르게 나올 예정입니다. 이 소송의 결과가 판례가 되죠.
만약 메디톡스가 국가출하승인 미승인 제품을 판매한 혐의로 받은 품목허가 취소 처분이 법원에서 확정되면, 같은 혐의를 받는 경쟁사들의 제품들의 품목허가도 취소가 확정될 가능성이 커지는 겁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면 이미 대체 제품을 준비해둔 메디톡스 입장에서는 상당수의 경쟁자들이 시장에서 사라지는 수혜를 받게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아주 큰 건 아닙니다. 메디톡스는 모든 소송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메디톡스가 주력 보툴리눔톡신제제 제품으로 밀고 있는 코어톡스 역시 국가출하승인 미승인 제품의 국내 판매 문제에 엮여 있기에, 일각에서 제기되는 메디톡스가 일부러 소송에서 패소하려 할 수 있다는 추측도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또 국가출하승인 미승인 제품을 국내에 판매했다는 혐의 자체에 다툼의 여지가 많습니다. 설령 메디톡스가 해당 행정소송에서 패소한다고 해도 경쟁사가 제기한 행정소송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죠.
국가출하승인 미승인 제품을 국내에서 판매했다는 혐의에 따른 품목허가 취소 처분에 대해 다투는 소송의 쟁점은 보툴리눔톡신제제 제조업체가 무역상에 수출용 제품을 넘긴 게 국내 판매인지 여부입니다. 해외에 수출하는 생물학적제제(바이오의약품)는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거든요. 수출용 보툴리눔톡신제제가 국내 의료현장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입니다. 해외 시장에서의 보툴리눔톡신제제 단가가 국내보다 훨씬 비싸거든요.
그만큼 국내 시장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한 겁니다.
다만 세계에서 가장 큰 보툴리눔톡신제제 시장인 미국 시장에는 메디톡스가 진입했다고 보기도, 진입하지 못했다고 보기도 애매한 상황입니다. 아직 메디톡스가 개발한 제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 승인을 받지 못했지만, 대웅제약의 나보타를 미국에서 판매하는 파트너사 에볼루스의 최대주주가 메디톡스이기 때문입니다.
에볼루스는 미국에서의 나보타 매출의 일정 부분을 메디톡스에 로열티로 주고 있기도 합니다. 아직도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이는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미국에서 승승장구하는 게 메디톡스의 실적 회복에 힘을 보탠 겁니다.
자체 제품의 미국 진입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 중 애브비로부터 반환된 액상형 보툴리눔톡신제제 후보 MT10109L에 대한 미국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중국 시장 진출은 답보 상태입니다. 국내에서 메디톡신의 품목허가의 취소 처분과 이에 따른 행정소송으로, 메디톡신에 대한 중국 의약품당국의 허가 심사도 큰 움직임이 없는 상태입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종목 집중탐구
전성기 시절 수준으로 실적 회복
허가 취소 리스크가 오히려 전화위복될 가능성 제기돼 가장 먼저 한국산 보툴리눔톡신제제(일명 보톡스)를 개발했지만 생사 기로에까지 몰렸던 메디톡스가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전성기에 버금갈 정도의 실적이 기대되는 데다, 주요 제품의 품목허가 취소 리스크도 해소될 실마리가 보이고 있습니다.
부활 조짐은 주가 흐름으로도 확인되죠. 지난주 한 주 동안에만 20.60%가 급등했거든요. 주가 급등의 배경은 실적 회복 기대감입니다. 지난 3분기 메디톡스는 매출 533억원, 영업이익 14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분기 매출이 500억원을 넘긴 건 메디톡스에게 의미가 있습니다. 국내 보툴리눔톡신 시장 1위로 군림하던 전성기인 2018년과 2019년의 연간 실적이 각각 2054억원과 2059억원이기 때문이죠. 분기 기준으로 500억원의 매출을 유지하면 전성기 시절 실적을 회복하는 겁니다. 메디톡스도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분기 매출 500억원을 돌파한 건 2019년 4분기 이후 11개 분기만”이라며 분위기를 띄웠죠. 작년 3분기에 69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애브비와의 액상형 보툴리눔톡신제제 후보 ‘MT10109L’의 기술수출 계약 종료로 그전까지 인식하지 않았던 계약금과 기술료(마일스톤)를 한꺼번에 반영한 일회성 요인이 컸습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메디톡스의 3분기 실적에 대해 “추정치 대비 영업이익이 42.4%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라며 “보툴리눔톡신제제 및 필러의 고른 고성장 속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반영됐고 대손충당금을 비롯한 일부 판매관리비 역시 감소함에 따라 호실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품목허가 취소 처분에 고점 대비 80%↓
‘실적 회복’을 논한다는 건, 그 전에 실적이 무너졌어야 성립할 겁니다. 매출액으로 정점을 찍은 2019년부터 이미 이상 조짐이 보였습니다. 2018년에는 855억원이던 연간 영업이익이 2019년에는 257억원으로 쪼그라들었거든요. 여기에 2020년에는 매출 규모가 1408억원으로 전년 대비 31.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71억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보툴리눔톡신제제를 만드는 원료인 균주의 출처를 놓고 대웅제약과 벌인 소송 비용 때문이었습니다.당연히 주가도 곤두박질쳤죠. 메디톡스의 주가 고점은 2018년 7월9일의 85만3500원(종가 기준·수정주가 70만5278원)입니다. 지난주 한 주 동안 20.60% 급등한 종가가 12만4700원입니다. 여전히 수정주가 기준으로 고점 대비 82.32% 낮습니다. 주가만 보면 아직까지도 거의 망해가는 회사 수준이죠. 실제 메디톡스는 존폐 기로에 선 바 있습니다. 국산 보툴리눔톡신제제를 처음 개발한 선발주자로 2017년 연간 실적 기준 영업이익률이 47.99%에 달했지만, 이 같은 실적을 만들어준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품목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취소당했거든요. 크게 보면 무허가 원액 사용, 국가출하승인 미승인 제품의 국내 판매, 의약품 시험성적 조작 등 세 가지 혐의로 각각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았습니다.
아직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제제들은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메디톡스가 식약처의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행정소송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처분의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메디톡스의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입니다. 아직 제품을 판매하고 있긴 하지만, 행정소송의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현재 판매 중인 보툴리눔톡신제제가 모두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아직은 ‘제로(0)’가 아닙니다.
행정소송에서 지는 게 오히려 더 좋다?
이에 메디톡스는 차세대 보툴리눔톡신제제 ‘뉴럭스(MBA-P01)’를 개발하는 중입니다. 이르면 올해 연말에 품목허가가 나와 내년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행정소송에서 패소해 기존 제품의 품목허가 취소가 확정되더라도 보툴리눔톡신제제를 계속 판매할 수 있는 거죠.새로운 보툴리눔톡신제제 품목을 준비한 덕에 행정소송에서 패소해도 오히려 메디톡스의 수혜가 기대되는 시나리오도 그려지고 있습니다. 품목허가 취소 처분의 배경 중 하나인 국가출하승인 미승인 제품을 판매했다는 혐의는 메디톡스 뿐만 아니라, 현재 국산 보툴리눔톡신제제 시장 1위로 군림하는 휴젤을 비롯해 상당수 경쟁사들도 받고 있거든요.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다음에 적발될 기업이 어딘지가 거론되고 있기도 합니다.
국가출하승인 미승인 제품을 국내에서 판매했다는 혐의에 따른 품목허가 취소 처분에 대해 다투는 각 회사의 행정소송들 중 메디톡스가 제기한 소송의 결과가 가장 빠르게 나올 예정입니다. 이 소송의 결과가 판례가 되죠.
만약 메디톡스가 국가출하승인 미승인 제품을 판매한 혐의로 받은 품목허가 취소 처분이 법원에서 확정되면, 같은 혐의를 받는 경쟁사들의 제품들의 품목허가도 취소가 확정될 가능성이 커지는 겁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면 이미 대체 제품을 준비해둔 메디톡스 입장에서는 상당수의 경쟁자들이 시장에서 사라지는 수혜를 받게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아주 큰 건 아닙니다. 메디톡스는 모든 소송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메디톡스가 주력 보툴리눔톡신제제 제품으로 밀고 있는 코어톡스 역시 국가출하승인 미승인 제품의 국내 판매 문제에 엮여 있기에, 일각에서 제기되는 메디톡스가 일부러 소송에서 패소하려 할 수 있다는 추측도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또 국가출하승인 미승인 제품을 국내에 판매했다는 혐의 자체에 다툼의 여지가 많습니다. 설령 메디톡스가 해당 행정소송에서 패소한다고 해도 경쟁사가 제기한 행정소송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죠.
국가출하승인 미승인 제품을 국내에서 판매했다는 혐의에 따른 품목허가 취소 처분에 대해 다투는 소송의 쟁점은 보툴리눔톡신제제 제조업체가 무역상에 수출용 제품을 넘긴 게 국내 판매인지 여부입니다. 해외에 수출하는 생물학적제제(바이오의약품)는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거든요. 수출용 보툴리눔톡신제제가 국내 의료현장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입니다. 해외 시장에서의 보툴리눔톡신제제 단가가 국내보다 훨씬 비싸거든요.
그만큼 국내 시장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한 겁니다.
늦어진 미국·중국 시장 진출은 숙제
때문에 메디톡스가 국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살아남는다고 해도 과거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규모가 큰 미국과 중국 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숙제가 남습니다. 이미 대웅제약은 미국에, 휴젤은 중국에 각각 진출한 상태입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보툴리눔톡신제제를 개발한 메디톡스가 규모가 큰 해외 시장 진출에는 가장 늦은 셈이죠.다만 세계에서 가장 큰 보툴리눔톡신제제 시장인 미국 시장에는 메디톡스가 진입했다고 보기도, 진입하지 못했다고 보기도 애매한 상황입니다. 아직 메디톡스가 개발한 제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 승인을 받지 못했지만, 대웅제약의 나보타를 미국에서 판매하는 파트너사 에볼루스의 최대주주가 메디톡스이기 때문입니다.
에볼루스는 미국에서의 나보타 매출의 일정 부분을 메디톡스에 로열티로 주고 있기도 합니다. 아직도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이는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미국에서 승승장구하는 게 메디톡스의 실적 회복에 힘을 보탠 겁니다.
자체 제품의 미국 진입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 중 애브비로부터 반환된 액상형 보툴리눔톡신제제 후보 MT10109L에 대한 미국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중국 시장 진출은 답보 상태입니다. 국내에서 메디톡신의 품목허가의 취소 처분과 이에 따른 행정소송으로, 메디톡신에 대한 중국 의약품당국의 허가 심사도 큰 움직임이 없는 상태입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