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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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에 다니는 20대 직장인 박모씨는 일찌감치 2023년도 다이어리를 구입했다. 내년까지 두 달도안 남아 미리 신년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다.

박 씨는 "'다꾸'(다이어리 꾸미기의 준말)를 즐기는데 올해 다이어리를 넘겨보며 한해를 되돌아보고 있다. 내년에는 미리 세운 계획대로 '갓생(God과 生을 조합한 신조어로 계획 혹은 목표를 잘 지켜 성취감을 느끼며 사는 삶을 뜻함)'을 살고 싶다"며 웃어보였다.

다이어리 꾸미기가 MZ(밀레니얼+Z)세대 사이 취미활동으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면서 올해도 유통가에선 연말 '다이어리 마케팅'에 나섰다. 매년 연말연시 프랜차이즈 업계를 중심으로 쏟아지는 굿즈(상품) 경쟁에 시동이 걸렸다.

커피전문점부터 치킨까지…다이어리 내놨다

사진=투썸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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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다이어리 마케팅에 가장 열띤 경쟁을 벌이는 곳은 커피전문점 업계다. 다만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이태원 참사로 예년보다 다소 차분한 분위기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분위기다.

각 커피전문점은 통상 일정 횟수 음료를 구입하면 한정판으로 준비한 다이어리 등 굿즈를 증정하거나 금액을 받고 판매하는 방식으로 굿즈 마케팅을 운영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아트디렉터 차인철과 손잡고 토끼 캐릭터를 활용한 '2023 이디야 다이어리 세트'를 내놨다. 스페셜 음료 4잔을 포함한 총 15잔의 제조 음료 구매 후 멤버십 애플리케이션(앱) '이디야 멤버스'를 통해 스탬프를 적립하면 다이어리와 캘린더, 블랭킷 3종으로 구성된 세트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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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썸플레이스는 문구기업 모나미와 손잡고 다이어리와 문구를 담은 '2023 데일리키트'를 내놨다. 데일리키트에는 만년형 내지를 적용한 다이어리와 거치형 캘린더, 펜슬 파우치, 3색 모나미 프러스펜 세트, 레트로 감성 미니조명 5종의 제품을 담았다. 두 가지 색상 중 고를 수 있다.

커피빈의 경우 매장에서 소비자가 선불카드 콘셉트의 '커피빈 카드'에 6만원 이상 충전 시 '2023 플래너'를 증정하고 있다. 1인당 최대 3개까지 수령할 수 있다.

커피빈 관계자는 "신년 플래너 프로모션은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의 대표적 연말 프로모션 중 하나"라며 "커피빈 플래너는 일반 판매 없이 프로모션을 통해서만 증정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다이어리 마케팅을 확산시킨 주역인 스타벅스는 17잔의 음료를 사면 다이어리 등 사은품을 주는 'e프리퀀시 이벤트'를 다음주 중 시작하기로 했다. 스타벅스가 20년째 진행하고 있는 e프리퀀시 이벤트는 예년보다 늦어졌다. 지난해는 10월 하순에 이벤트를 시작한 점을 고려하면 3주가량 미뤄진 셈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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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보다 '치맥'(치킨+맥주)을 선호한다면 bhc치킨을 찾을 만하다. bhc치킨은 전국 매장에서 치킨 메뉴 주문 시 자체 제작한 '2023 뿌찌X브레드이발소 다이어리'를 선착순으로 무료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다이어리 꾸미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증 문화와 함께 자신을 표현하는 취미로 떠올랐다. SNS 인스타그램에는 '#다꾸'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346만개에 달한다. 다이어리 사진 등을 다룬 게시물인 '#다꾸스타그램'이 156만개, 다이어리 꾸미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뜻하는 '#다꾸러' 해시태그 게시물도 88만8000개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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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