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주택공급-교통난 해소' 두 토끼 잡는다
정부가 사실상의 4기 신도시 첫 택지로 경기 김포를 선정한 건 수도권 서부 지역의 심각한 교통난 해소까지 고려해서다. 김포 등 수도권 서부 지역은 그간 서울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을 활용한 도심 접근이 어려웠다.

김포 방면의 서울도시철도 5호선 연장이 필수였지만 노선 계획, 차량 기지 이전 등의 문제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정부가 ‘미니 신도시’급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를 조성해 사업타당성 확보를 위한 배후수요를 확충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장 사업이 실행될 수 있는 핵심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골병라인’ 해소 위해 첫 신규택지 지정

김포 방면 5호선 연장 논의가 시작된 건 2017년이다. 수차례 실무회의와 의견 조회가 이뤄졌지만 갈등의 폭을 좁히지 못해 진전이 없었다. 하지만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가 심해지면서 안전사고 우려가 증폭됐다.

김포한강신도시 조성에 따라 2019년 김포골드라인(양촌~김포공항)이 개통됐지만 경전철(2량)의 수송력 한계로 ‘골병라인’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출근시간대 극심한 혼잡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고촌~김포공항 라인의 혼잡도는 241%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서울시, 김포시, 서울시 강서구가 5호선 김포 연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필수 조건인 차량기지와 건설폐기물 처리장 이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 것도 이런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5호선 연장이 이뤄지면 김포한강2지구 중심에서 광화문역까지 두 차례 환승을 거쳐 걸리는 시간이 약 90분에서 환승 없이 69분으로 줄어든다. 국토부는 도로를 통한 접근성도 강화한다. 현재 운영 중인 국도48호선 버스전용차로를 지구 내까지 연장하고 기존 김포한강신도시와 연계한 간선급행버스(BRT)를 도입해 도심 내 교통 순환 체계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오는 16일부터 토지거래·개발 제한

팩트시티 개념을 적용하기로 한 점도 눈에 띈다. 국토부는 철도역 인근 지구 중심부(초역세권)에 고밀 개발을 통해 대형 오피스, 복합쇼핑몰 등을 배치할 예정이다. 복합적 토지이용으로 주거·일터·서비스 집적과 함께 스마트시티 요소를 대거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복합환승센터, BRT 정류장 등 신도시 내 대중교통 접근성이 우수한 곳에는 청년주택을 집중 배치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르면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입주자 모집(분양)을 개시할 예정”이라며 “2029년부터 입주가 시작되면 2~3년 사이 입주 시기와 5호선 연장 개통 시기를 맞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포시민들은 콤팩트시티와 함께 추진되는 5호선 연장을 반기는 모습이다. 김포에 사는 직장인 이모씨는 “‘지옥철’이라는 2량짜리를 타고 출근할 때마다 힘들었는데 5호선이 연장 개통되면 분위기가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가파른 금리 인상 여파로 콤팩트시티 지정이 당장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김포골드라인의 수요 분산 효과, 정차역 주변 상권 활성화로 주거 편의성이 개선될 전망”이라면서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인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거래 증가 등의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김포한강신도시 아파트값은 지난해 연말 대비 0.61% 하락했다.

김포한강2지구와 주변 지역은 이날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또 김포한강2지구 내 토지는 주민 등의 의견 청취 공고 즉시 개발행위가 제한돼 건축, 공작물 설치, 토지 분할·합병이 어려워진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