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는데 생보사 실적이 왜 나빠질까? [슬기로운 금융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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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에 따라 채권가치 하락
증시부진도 생보사에 '악재'
증시부진도 생보사에 '악재'
삼성생명, 올 3분기 당기순이익 16.2% 감소…변액보증손실 직격탄
삼성생명, 3분기 순익 16.2% 감소한 1,082억원
보험업계 자산규모 1위인 삼성생명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금리 인상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는 기사들이 연이어 쏟아졌죠. 실제로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가 시작되면서 삼성생명을 비롯한 대부분의 생명보험사들의 순익이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투자이익이 확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왜 생명보험사의 실적은 더 나빠지고 있을까요?
◆ 금리 인상으로 채권가치 하락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유동성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까지. 때문에 미국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수개월째 인상하고 있습니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시장금리는 생명보험사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기사들이 쏟아집니다.
그 이유를 살펴볼까요. 첫 번째, 채권 가치의 하락입니다. 보험사들은 대부분 가입자에게서 받은 보험료를 비교적 안전한 채권에 주로 투자해 이를 통해 거둔 이익으로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기준금리 인상은 채권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데, 이 경우 과거 저금리 시기에 보유하고 있던 채권의 평가이익은 감소하기 때문에 이는 곧 손실로 이어집니다.
재무건전성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보험사들은 보험업법에 따라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제대로 줄 수 있는 지,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보유하고 있는 채권가치가 하락하면 가용자본이 줄어들기 때문에,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RBC비율 역시 하락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실제로 최근 금리 상승으로 채권평가 손실이 커지면서 주요 생명보험사들의 RBC비율이 모두 하락했습니다.
◆ 증시 안좋으면 보증준비금도↑
두 번째 원인, 변액보증준비금의 증가입니다. 생명보험사는 손해보험사와 달리 변액보험이라는 상품을 주력 판매하고 있습니다. 변액보험은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돼 성과에 따라 보험금이 변동되는 상품입니다. 보증준비금은 책임준비금의 한 종류로 투자수익 하락에 대비하는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 때문에 변액보험은 증시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손해보험사의 실적이 주력상품인 실손보험이나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따라 좌우된다면, 생명보험사는 변액보험 투자수익률에 따라 그 희비가 엇갈립니다. 생명보험사는 변액보험 판매시점의 예정이율보다 투자수익률이 떨어지면 그 차액 만큼을 변액보증준비금으로 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규모가 커질수록 당연히 보험사의 손실 역시 커질 수밖에 없겠죠.
실제로 최근 주식시장 불황이 이어지면서 생명보험사들의 변액보증준비금도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생명도 증시 약세에 따른 변액보증준비금 손실이 1,621억 원으로 늘어나면서 순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대로 변액보험을 판매하지 않은 NH농협생명은 순익 증가 효과를 봤습니다.
◆ 경기 불황에는 보험도 해지
급격한 시장금리 인상은 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이는 곧 수입보험료 감소로 연결됩니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예금금리도 오르지만 대출금리도 당연히 오르겠죠. 이렇다보니 대출 부담이 높아지고, 최후의 보루로 남겨뒀던 보험을 해지하는 사람 역시 늘게 됩니다.
실제 올해 8월말 기준 생명보험사의 해지환급금은 20조2,82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 증가했습니다. 경기가 불황일 때 해지환급금이 늘어나는 만큼 보험해지는 '불황형 지표'로 불리기도 합니다.
은행과 저축은행의 치열한 예금금리 경쟁 역시 보험사 입장에서는 수입보험료 감소 요인으로 꼽힙니다. 최근 예금금리가 치솟으며 은행권에선 정기예금 금리 연 5%를 눈 앞에 두고 있고,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예금금리는 연 7%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보험보다는 안정적인 예금으로 돈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0월말 기준 예금은행의 수신잔액은 무려 2,252조1,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6조8,000억 원이나 증가했습니다.
★ 슬기로운 TIP
보험사 순익이 계속 줄어드는데, 보험사에 맡긴 내 돈은 안전할까요? 국내 보험사들은 대부분 보험업법 규제에 따라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별 건전성 현황을 파악하고 싶다면 금융감독원 또는 각 보험사별 공시를 통해 RBC비율을 체크해볼 수 있습니다. 보험업법에 따라 보험사들은 RBC비율 100%를 넘어야 하고, 금융당국은 보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150% 이상 유지할 것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의 지급여력제도는 올해까지만 유효, 내년 보험업계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신지급여력제도(K-ICS)로 변경될 예정입니다. 기존 RBC가 보험부채를 원가평가한다면 K-ICS는 현재가치로 평가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기존에는 측정되지 않던 장수위험이나 보유계약 해지위험 등이 새롭게 추가돼 측정되는 만큼 그 평가방식이 더 세분화될 전망입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
삼성생명, 3분기 순익 16.2% 감소한 1,082억원
보험업계 자산규모 1위인 삼성생명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금리 인상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는 기사들이 연이어 쏟아졌죠. 실제로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가 시작되면서 삼성생명을 비롯한 대부분의 생명보험사들의 순익이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투자이익이 확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왜 생명보험사의 실적은 더 나빠지고 있을까요?
◆ 금리 인상으로 채권가치 하락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유동성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까지. 때문에 미국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수개월째 인상하고 있습니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시장금리는 생명보험사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기사들이 쏟아집니다.
그 이유를 살펴볼까요. 첫 번째, 채권 가치의 하락입니다. 보험사들은 대부분 가입자에게서 받은 보험료를 비교적 안전한 채권에 주로 투자해 이를 통해 거둔 이익으로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기준금리 인상은 채권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데, 이 경우 과거 저금리 시기에 보유하고 있던 채권의 평가이익은 감소하기 때문에 이는 곧 손실로 이어집니다.
재무건전성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보험사들은 보험업법에 따라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제대로 줄 수 있는 지,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보유하고 있는 채권가치가 하락하면 가용자본이 줄어들기 때문에,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RBC비율 역시 하락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실제로 최근 금리 상승으로 채권평가 손실이 커지면서 주요 생명보험사들의 RBC비율이 모두 하락했습니다.
◆ 증시 안좋으면 보증준비금도↑
두 번째 원인, 변액보증준비금의 증가입니다. 생명보험사는 손해보험사와 달리 변액보험이라는 상품을 주력 판매하고 있습니다. 변액보험은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돼 성과에 따라 보험금이 변동되는 상품입니다. 보증준비금은 책임준비금의 한 종류로 투자수익 하락에 대비하는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 때문에 변액보험은 증시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손해보험사의 실적이 주력상품인 실손보험이나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따라 좌우된다면, 생명보험사는 변액보험 투자수익률에 따라 그 희비가 엇갈립니다. 생명보험사는 변액보험 판매시점의 예정이율보다 투자수익률이 떨어지면 그 차액 만큼을 변액보증준비금으로 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규모가 커질수록 당연히 보험사의 손실 역시 커질 수밖에 없겠죠.
실제로 최근 주식시장 불황이 이어지면서 생명보험사들의 변액보증준비금도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생명도 증시 약세에 따른 변액보증준비금 손실이 1,621억 원으로 늘어나면서 순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대로 변액보험을 판매하지 않은 NH농협생명은 순익 증가 효과를 봤습니다.
◆ 경기 불황에는 보험도 해지
급격한 시장금리 인상은 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이는 곧 수입보험료 감소로 연결됩니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예금금리도 오르지만 대출금리도 당연히 오르겠죠. 이렇다보니 대출 부담이 높아지고, 최후의 보루로 남겨뒀던 보험을 해지하는 사람 역시 늘게 됩니다.
실제 올해 8월말 기준 생명보험사의 해지환급금은 20조2,82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 증가했습니다. 경기가 불황일 때 해지환급금이 늘어나는 만큼 보험해지는 '불황형 지표'로 불리기도 합니다.
은행과 저축은행의 치열한 예금금리 경쟁 역시 보험사 입장에서는 수입보험료 감소 요인으로 꼽힙니다. 최근 예금금리가 치솟으며 은행권에선 정기예금 금리 연 5%를 눈 앞에 두고 있고,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예금금리는 연 7%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보험보다는 안정적인 예금으로 돈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0월말 기준 예금은행의 수신잔액은 무려 2,252조1,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6조8,000억 원이나 증가했습니다.
★ 슬기로운 TIP
보험사 순익이 계속 줄어드는데, 보험사에 맡긴 내 돈은 안전할까요? 국내 보험사들은 대부분 보험업법 규제에 따라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별 건전성 현황을 파악하고 싶다면 금융감독원 또는 각 보험사별 공시를 통해 RBC비율을 체크해볼 수 있습니다. 보험업법에 따라 보험사들은 RBC비율 100%를 넘어야 하고, 금융당국은 보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150% 이상 유지할 것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의 지급여력제도는 올해까지만 유효, 내년 보험업계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신지급여력제도(K-ICS)로 변경될 예정입니다. 기존 RBC가 보험부채를 원가평가한다면 K-ICS는 현재가치로 평가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기존에는 측정되지 않던 장수위험이나 보유계약 해지위험 등이 새롭게 추가돼 측정되는 만큼 그 평가방식이 더 세분화될 전망입니다. 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