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전날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최대 7%까지 폭등했던 흥분을 가라앉히면서 혼조세로 출발했다.

11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 24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8.85포인트(0.12%) 하락한 33,676.52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21.91포인트(0.55%) 오른 3,978.28을, 나스닥지수는 131.11포인트(1.18%) 상승한 11,245.26을 나타냈다.

이날 시장은 전날 폭등에 따른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S&P500지수는 전날 5.5% 오르고, 나스닥지수는 7.4%가량 올라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이후 최고의 날을 보냈다.

미국의 10월 CPI는 시장의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둔화하고 있으나, 여전히 7%대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어 상황을 예단하기 쉽지 않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당국자들도 CPI 상승률 둔화를 환영한다면서도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이라며 긴축을 계속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이날 한 인터뷰에서 이번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하나의 지표에 불과하며, "이것이 전환점인지는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달러화 가치는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2%가량 하락한 139.33엔까지 밀렸고, 유로-달러 환율은 1% 이상 오른 1.02862달러에서 거래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도 0.9%가량 추가 하락해 107.003 근방에서 거래됐다.

이는 지난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 국채시장은 이날 '재향군인의 날'로 휴장했다.

전날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3.8% 수준까지 하락해 기술주 반등에 힘을 보탰다.

물가 상승 압력이 잦아들면서 연준이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 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은 강화됐다.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시장의 불안도 주시하고 있다.

최근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미국에서 파산법 11조(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 절차를 시작했다.

샘 뱅크먼-프리드 최고경영자(CEO)도 사임하기로 했다.

이 같은 소식에 전날 큰 폭으로 올랐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도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이 시각 4.44% 하락한 1만6천805달러 근방에서 거래됐고, 이더리움의 가격은 3.86% 하락한 1천252달러 근방에서 움직였다.

투자자들은 FTX와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가 전체 가상화폐 시장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FTX는 소프트뱅크와 블랙록, 타이거 글로벌 등 주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투자받은 바 있다.

중국이 방역 규제를 완화했다는 소식은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중국은 앞서 해외 입국자의 시설 격리 기간을 2일 단축해 총 격리 일수를 종전 10일에서 8일로 줄인다고 밝혔다.

또한 확진자가 나온 항공편에 대한 일시 운항 정지 규정을 철회하고 탑승 전 48시간 내 2회 유전자증폭(PCR) 2회 음성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한 규정을 1회로 줄였다.

뉴욕에서는 이 같은 소식에 중국 관련주가 상승하고 유가도 오름세를 보였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 위협이 줄어들면 증시에는 역풍이 하나 제거되는 것이지만, 시장이 다소 앞서 나가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즈의 에마뉘엘 카우는 보고서에서 "주식시장 관점에서 보면, 더 높은 금리 위협이 사라지면 이는 주요 역풍의 하나가 제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그룹의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시장이 위험자산에 긍정적인 인플레이션 완화와 연준 피벗(방향 전환), 연착륙 등의 스토리가 펼쳐질 가능성을 계속 과대평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럽증시도 혼조세를 보였다.

독일 DAX지수는 0.70% 올랐고, 영국 FTSE지수는 0.39% 하락했다.

프랑스 CAC 지수는 0.78% 올랐고, 범유럽지수인 STOXX600 지수는 0.30% 오르고 있다.

국제유가는 중국의 방역 규제 완화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16% 오른 배럴당 90.03달러에, 내년 1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3.37% 오른 배럴당 96.83달러를 나타냈다.

뉴욕증시, 폭등 숨 고르기·가상화폐 주시하며 혼조 출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