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긴장감 커지자…로펌들 줄줄이 전담조직 신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급격히 냉각되자 로펌들이 이와 관련한 자문과 분쟁을 전담하는 조직을 잇달아 신설하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태평양은 최근 ‘부동산 PF 리스크 대응팀’을 신설했다. 건설·부동산, 금융, 기업 구조조정 등 관련 분야 전문가 80여명이 이 팀에 투입됐다. 송무그룹을 총괄하는 전병하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와 오정면 건설부동산팀장(22기), 구조조정 전문가 정규상 미국 변호사 등이 조직을 이끈다.

세종도 비슷한 시기 ‘부실자산 관리 및 위기대응팀’을 새로 꾸렸다. 이 팀은 부동산 PF뿐만 아니라 인수금융, 도산·회생 등 금융시장 자금 경색과 관련한 법률자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융·증권분야 분쟁 전문가인 정진호 대표변호사(20기)와 부동산·대체투자그룹을 총괄하는 이석 변호사(26기)와 장윤석 금융그룹장(30기) 등 20여명이 이 조직에 배치됐다. 이들 외에도 주요 대형 로펌들이 비슷한 조직 신설 등을 통해 해당분야 업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펌들은 최근 금리 급등과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부동산 PF시장 분위기가 얼어붙자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관련 자문과 소송업무를 선점하고자 앞다퉈 전담조직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A1등급 기준 91일 만기 기업어음(CP) 금리는 연 5.15%로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09년 1월 15일(연 5.0%)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증권사 보증을 받은 A1등급 부동산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경우 3개월물 금리가 연 8~9%에 육박하고 있다. 시장에선 연 10%대 ABCP조차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관련업계에선 기존 대출의 연장이나 신규 대출 여건 악화로 차질을 빚는 부동산 개발현장이 급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건축자재와 인건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던 차에 ‘엎친 데 덮친 격’이란 평가다. 시공사와 시행사, 금융회사 등 부동산 PF에 관여된 이해관계자간 분쟁이 잇따를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석 세종 변호사는 “브릿지론 연장, PF 대출, 공사도급 변경 등에 관한 계약 해석이나 분쟁 대비 전략, 기업 구조조정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설립 방안 등 부동산 개발사업을 둘러싼 문의가 연이어 들어오고 있다”며 “부동산 PF시장 침체가 불러올 파장에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