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유행, 여름과 겨울은 달라…중증 위험 커 접종 중요"
"고위험군 접종률, 60%는 돼야…이번주·다음주 접종 필요"
정기석 "코로나 접종률 우려수준…독감보다 낮다니 앞뒤 안맞아"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겨울 재유행이 여름 재유행처럼 큰 문제 없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하면 안 된다며 동절기 추가접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위원장은 14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일부에서 여름 유행이 (하루 최대 확진자) 18만명까지 가면서 잘 지나갔으니 이번 겨울도 괜찮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여름과 겨울은 다르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여름에는 다른 계절성 감염병이 유행하지 않아서 코로나19만 대응하면 됐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없었다"면서 "이번 겨울은 개인의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감염되면 중증으로 갈 위험성이 더 크고, RS 바이러스나 독감 등 다른 호흡기 감염병이 함께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진료를 받을 가능성이 떨어져 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상황이 이런데도 코로나19 동절기 추가접종률이 낮아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65세 이상 독감 접종률은 77%인데, 60세 이상 대상자(확진자 제외)의 동절기 예방접종률은 12.7%에 불과하다며 "상당히 놀랍다.

미국의 60세 이상 동절기 접종률 26%에 비해서도 굉장히 낮다.

우려할 정도로 낮다"고 말했다.

이어 독감의 2010∼2019년 연평균 사망자는 210명인데 올해 코로나19 사망자는 2만7천명 가까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치명률이 100배가 넘는 병을 예방하지 않고 독감에 더 집중해서 예방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코로나19는 독감보다 훨씬 무서운 감염병"이라며 독감이 한 사람당 3명 이하의 사람에게 전염시키는 것과 달리 코로나19는 한 사람이 15명 이상을 감염시키는 '역대급' 전파력을 지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19를 독감처럼 관리할 수 있다는 발언들이 접종률 저하의 원인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오미크론의 병독성은 독감과 결코 같지 않다"며 "독감도 코로나19처럼 검사를 다 하면 치명률이 0.03%에서 0.01% 미만으로 떨어질 텐데 오미크론 BA.5의 치명률은 0.06%"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은 독감에 비하지 못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독감을 대하듯이 코로나19도 예방주사를 놓고 특효약으로 치료를 하며 관리하는 것이 마지막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정기석 "코로나 접종률 우려수준…독감보다 낮다니 앞뒤 안맞아"
그는 고위험군의 동절기 추가접종률이 4차접종률인 60% 이상은 돼야 하고, 특히 70세 이상은 100% 추가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접종 후 면역력이 획득되는 2주의 시간을 고려해 이번 주나 다음 주에 접종해야 본격적 유행이 예상되는 11월 말이나 12월 초중순에 충분한 면역력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각 지자체들이 보건의료협의체를 적극적으로 운영해 고위험군이 동절기 접종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데, 아직은 형식적인 느낌이 든다며 접종 관련 역할을 잘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이날부터 접종을 시작한 BA.4/5 기반 개량백신(2가백신)이 임상시험을 마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정 위원장은 "임상시험이 필요하지 않고, 미국, 캐나다, 일본, 유럽 각국도 우리나라와 동일 조건으로 대규모 임상시험 없이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BA.1 기반 백신 임상결과에서 나온 면역원성이나 안전성 등을 BA.4/5 기반 백신에 '외삽'(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결과를 추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자문위원회 판단을 근거로 긴급 승인했다"며 "BA.1과 BA.4/5의 재료는 거의 동일하며, 아주 작은 mRNA 염기서열에 변화가 있을 뿐이다. 독감 백신도 매번 임상시험을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성 등과 관련한 두 백신의 유사성에 대해 "우산을 쓰고 비를 피하는데 우산의 모양이나 기능에는 차이가 없고 손잡이 모양이 약간 차이가 날 듯 말 듯한 것과 유사하다. 비를 피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