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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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의 마약 혐의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공익제보자를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에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양 전 대표의 보복협박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양 전 대표는 2016년 8월 마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가수 연습생 출신 A씨가 비아이의 마약 혐의를 진술하자 이를 번복하라고 회유·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실제로 진술을 번복했고, 이후 2019년 6월 국민권익위원회에 YG 측의 외압을 받아 번복한 것이었다고 공익제보했다.

검찰은 "아이돌 지망생이던 공익제보자 A씨를 불러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고 말하며 진술 번복을 요구한 점을 종합할 때 공포심을 유발하는 해악 고지를 한 것이 명백하다"며 "피고인은 본 건 범행을 통해 비아이의 마약 혐의 수사를 초기 단계에서 무마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아이에 대한 마약 수사 무마 목적으로 범죄를 저질러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취득했다"며 "이후 아이콘이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하면서 얻은 이익 대부분이 YG엔터테인먼트 대주주이자 총괄 PD인 피고인에게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또 "범죄행위 수법과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범행 이후 태도 역시 불량하다. 수사에서 공판 과정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반성 기미조차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양 전 대표와 함께 기소된 경영지원실장 김모씨에게는 징역 2년을 구형했다.

한편 혐의를 줄곧 부인해온 양 전 대표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지누션, 원타임, 빅마마, 휘성, 거미, 세븐, 렉시, 투애니원, 빅뱅, 위너, 아이콘, 이하이, 악동뮤지션, 블랙핑크 등을 거론하며 "가수 은퇴 후 27년 동안 후배 가수를 양성하는 데 모든 역량과 열정을 쏟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예인도 아닌 A씨에게 제가 그런 말을 했다는 자체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며 "연예인이자 음반기획자로서 각별히 조심하고 살아온 점을 고려해달라"면서 "케이팝으로 한국 위상을 높이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2일 오전 11시 양 전 대표에 대한 판결을 선고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