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다 해도 국제사회의 대러시아 제재 중 일부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13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를 하며 이 같은 발언을 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협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평화협상이 맺어질 경우 대러시아 제재 중 일부의 철회 및 수위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일 만한 제안을 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부 대러시아 제재는 계속 유지돼야 할 듯한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단 구체적으로 어떤 제재가 평화협상 뒤에도 유지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WSJ은 옐런 장관의 이 발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한 경고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하며 그 수위 역시 국제사회의 기대에 미쳐야 제재를 풀 수 있다는 뜻을 보였다는 해석이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향해 여러 제재를 내놓았다. 주요 7개국(G7)은 러시아 원유에 가격상한제를 적용하는데 합의를 이뤘다. 일정 가격 이상으로 러시아 원유를 사지 않는 방법으로 러시아의 자금 확보를 제한하려는 목적이다. 이 제재는 다음달 5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옐런 장관은 러시아가 원유 가격상한제 적용에 반발해 원유 수출을 중단할 가능성에 대해 “러시아의 반응을 예상하긴 어렵다”면서도 “러시아도 수익이 필요하기 때문에 원유를 수출하지 않고 버틸 여유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고의적으로 원유 수출을 중단할 경우 전략비축유 방출 등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가격상한제 제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