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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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산업의 급성장세가 관찰되면서 로봇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만 산업 성장의 초기 단계라 아직까진 뚜렷한 '승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산업이 커지는 건 분명한데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는 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해자를 만들 수 있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산업용 로봇분야 화낙, 현대차 등 주목"

현재 글로벌 로봇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분야는 산업용 로봇이다. 로봇 분야는 크게 산업용 로봇, 서비스용 로봇(전문 서비스, 개인서비스)로 나뉜다. 14일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51만대의 산업용 로봇이 신규로 설치됐다. 한해 신규 설치대수 최고 기록이다. 올해 다시 한번 기록이 경신될 전망이다.

각국의 자체 생산을 강조하는 글로벌 리쇼어링 흐름, 노동 인력의 감소, 임금 상승 등으로 신규 산업용 로봇의 생산은 앞으로 매해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역시 세계 꼴찌 수준의 저출산과 노동인력 감소 등으로 로봇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의 신규 산업 로봇 설치량은 3만1000대로 중국, 일본, 미국에 이어 4위였다.

산업용 로봇 분야의 경우 기술 관련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아 투자처를 찾기는 오히려 쉽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화낙(일본), ABB(스위스), 쿠카(독일), 선전 이노방스(중국) 등이 경제적 해자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글로벌 1위 산업용 로봇업체 화낙의 경우 경쟁업체를 크게 따돌리는 기술적 우위와 더불어 높은 배당성향까지 보이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증권가도 산업용 로봇 산업의 '톱픽'으로 꼽고 있다. 우재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제조 기업 내재화와 중국의 제조업 굴기 덕분에 화낙은 양국의 수요를 모두 채우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로봇산업, 성장은 확실한데 어디에 투자해야하나
국내 기업의 경우 막대한 초기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삼성전자 등이 산업용 로봇 분야를 이끌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많다.

"로봇분야서 제2의 엘엔에프, 에코프로비엠 등장할 수 있다"

서비스 로봇에서 성장세가 돋보이는건 청소 로봇 분야다. 연평균 23% 성장이 예상되는 초고성장 산업이다. 가전제품 강자인 LG전자, 삼성전자 등이 향후 강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유진로봇, 에브리봇 등도 로봇청소기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전문 서비스 영역인 의료 로봇 분야나 물류 로봇 분야에선 미국이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의료 로봇 분야에서는 인튜이티브 서지컬, 일루미나, 글로부스 메디컬 등의 점유율이 높다. 물류 로봇은 지브라 테크놀로지스, 테라다인, 심보틱 INC 등이 앞서가소 있다는 평가다. 기술적 우위, 벨류체인 내의 협력관계 등으로 새로운 업체가 점유율을 뺏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로봇 부품 분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의료, 물류 로봇 분야처럼 해외 업체가 강세를 보일 때, 부품을 납품하는 국내 기업들도 동반 성장할 수 있다. 테슬라가 급성장하면서 함께 커진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와 같은 사례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를 개발·판매하는 로보티즈가 현재로서는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다. 로보티즈는 현재 매출의 70% 가량을 해외수출이 차지하고 있다.

기업 선별이 어렵다면, 국내외 상장돼있는 로봇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이날 국내에는 처음으로 로봇을 테마로한 'KODEX K-로봇 액티브 ETF'가 상장됐다. 현대모비스, KT, 삼성전자, 에스에프에이, 현대오토에버, 고영, 로보스타 등 로봇 관련 3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는 ETF다. 해외에는 'Global X Robotics & AI(BOTZ US)', 'ROBO Global Robotics & Automation(ROBO US)' 등이 상장돼 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