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 스웨덴선 좌파 정부가 시작…건설 미루면 다음 세대가 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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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폐장 선진국' 스웨덴 SKB인터내셔날 홈크비스트 대표
“원전의 효용을 누리는 지금 세대가 폐기물 처리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합니다.”
스웨덴 방사성폐기물 관리회사 SKB인터내셔날의 마그누스 홈크비스트 대표(사진)는 지난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스웨덴에서는 1970년대 반원전파였던 좌파 정부(사민당)가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연구를 먼저 시작했다”며 “방폐장을 건립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다음 세대 몫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과 산업통상자원부가 10~11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제8차 방사성 폐기물 안전관리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스웨덴은 2026년 고준위 방폐장을 착공해 2033년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핀란드와 더불어 고준위 방폐장을 빨리 지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다. 지질수리학자인 홈크비스트 대표는 1998년 연구진으로 SKB에 합류한 후 2013년부터 SKB의 방폐물 관리 노하우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SKB인터내셔날의 대표를 맡고 있다.
홈크비스트 대표는 “스웨덴도 방폐장 건립에 합의하기까지 1970년대부터 50년에 가까운 긴 시간이 걸렸다”며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논의를 진전시킨 끝에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적 어려움은 축적된 연구를 통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방폐장 건립의 필요성을 투명한 절차를 통해 주민들에게 설득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스웨덴도 다른 여러 국가와 마찬가지로 방폐장 건립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미국과 독일은 관련 연구를 가장 먼저 진행했지만 수용성 문제를 극복하지 못해 방폐장 건립이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그는 “스웨덴도 첫 번째 시도에서 주민투표 부결로 방폐장 건립에 실패했다”며 “당시 지방 정부와 논의하는 데 몰두한 나머지 주민들을 비롯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에 소홀히 한 게 실수였다”고 설명했다. 또 “각 국가가 처한 상황이 다 다르지만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고 신뢰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홈크비스트 대표는 “정치적 입장을 떠나 방폐장에 대한 연구와 논의는 원전을 가동하는 국가에 필수”라며 “스웨덴은 원전에 반대하던 좌파 정부가 집권하던 1970년 초반 방폐장 연구가 본격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당시 방폐장 건립을 위한 자금조달 시스템, 중간저장시설 연구, 운송 및 산업 연계성 연구 등이 모두 큰 진전을 이뤘다”며 “이때의 연구가 없었다면 스웨덴의 방폐장 논의도 지금 같은 속도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방폐장 건립을 위한 입법 절차를 밟고 있다. 스웨덴은 방폐장 설립을 위한 별도의 법적 절차를 두고 있지는 않다. 원전 운영사들에 방폐물 처리 의무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SKB도 1972년 전력회사 세 곳이 출자해 세운 회사다. 홈크비스트 대표는 “방폐물을 만들어낸 주체가 처리 문제도 책임지자는 것”이라며 “스웨덴은 민간 주도 형태인데, 국가별 사정에 따라 필요한 절차와 방식을 찾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에너지의 선호도는 시대 변화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봤다. 원전도 마찬가지다. 홈크비스트 대표는 “스웨덴은 수력발전이 50%, 원전이 40%, 나머지 10%가 신재생에너지”라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선호도가 급감했지만 최근 에너지 안보 위기 이후에 원전의 중요성이 재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 2033년께 방폐장이 지어진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방폐장 설치를 미루는 것은 다음 세대에 부담을 가중하는 일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주=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스웨덴 방사성폐기물 관리회사 SKB인터내셔날의 마그누스 홈크비스트 대표(사진)는 지난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스웨덴에서는 1970년대 반원전파였던 좌파 정부(사민당)가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연구를 먼저 시작했다”며 “방폐장을 건립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다음 세대 몫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과 산업통상자원부가 10~11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제8차 방사성 폐기물 안전관리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스웨덴은 2026년 고준위 방폐장을 착공해 2033년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핀란드와 더불어 고준위 방폐장을 빨리 지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다. 지질수리학자인 홈크비스트 대표는 1998년 연구진으로 SKB에 합류한 후 2013년부터 SKB의 방폐물 관리 노하우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SKB인터내셔날의 대표를 맡고 있다.
홈크비스트 대표는 “스웨덴도 방폐장 건립에 합의하기까지 1970년대부터 50년에 가까운 긴 시간이 걸렸다”며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논의를 진전시킨 끝에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적 어려움은 축적된 연구를 통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방폐장 건립의 필요성을 투명한 절차를 통해 주민들에게 설득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스웨덴도 다른 여러 국가와 마찬가지로 방폐장 건립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미국과 독일은 관련 연구를 가장 먼저 진행했지만 수용성 문제를 극복하지 못해 방폐장 건립이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그는 “스웨덴도 첫 번째 시도에서 주민투표 부결로 방폐장 건립에 실패했다”며 “당시 지방 정부와 논의하는 데 몰두한 나머지 주민들을 비롯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에 소홀히 한 게 실수였다”고 설명했다. 또 “각 국가가 처한 상황이 다 다르지만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고 신뢰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홈크비스트 대표는 “정치적 입장을 떠나 방폐장에 대한 연구와 논의는 원전을 가동하는 국가에 필수”라며 “스웨덴은 원전에 반대하던 좌파 정부가 집권하던 1970년 초반 방폐장 연구가 본격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당시 방폐장 건립을 위한 자금조달 시스템, 중간저장시설 연구, 운송 및 산업 연계성 연구 등이 모두 큰 진전을 이뤘다”며 “이때의 연구가 없었다면 스웨덴의 방폐장 논의도 지금 같은 속도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방폐장 건립을 위한 입법 절차를 밟고 있다. 스웨덴은 방폐장 설립을 위한 별도의 법적 절차를 두고 있지는 않다. 원전 운영사들에 방폐물 처리 의무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SKB도 1972년 전력회사 세 곳이 출자해 세운 회사다. 홈크비스트 대표는 “방폐물을 만들어낸 주체가 처리 문제도 책임지자는 것”이라며 “스웨덴은 민간 주도 형태인데, 국가별 사정에 따라 필요한 절차와 방식을 찾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에너지의 선호도는 시대 변화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봤다. 원전도 마찬가지다. 홈크비스트 대표는 “스웨덴은 수력발전이 50%, 원전이 40%, 나머지 10%가 신재생에너지”라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선호도가 급감했지만 최근 에너지 안보 위기 이후에 원전의 중요성이 재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 2033년께 방폐장이 지어진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방폐장 설치를 미루는 것은 다음 세대에 부담을 가중하는 일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주=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