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롱티보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공동 1위를 차지한 이혁(오른쪽)과 마사야 가메이.
프랑스 롱티보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공동 1위를 차지한 이혁(오른쪽)과 마사야 가메이.
피아니스트 이혁(22)이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샤틀레극장에서 열린 ‘롱티보 콩쿠르’에서 일본 피아니스트 마사야 가메이(20)와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했다.

1943년 창설된 롱티보 콩쿠르는 ‘세계 10대 콩쿠르’로 꼽히는 권위 있는 대회다. 2~3년 주기로 피아노와 바이올린, 성악 부문 우승자를 가린다. 이 콩쿠르에서 한국인 피아니스트가 우승한 건 2001년 임동혁(38) 이후 21년 만이다. 2012년에는 피아니스트 안종도(36)가 1위 없는 2위에 오른 바 있다. 신현수와 김기환은 각각 바이올린(2008년)과 베이스(2011년)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혁은 2012년 모스크바 국제 청소년 쇼팽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우는 등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2016년에는 폴란드 파데레프스키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고, 2018년에는 하마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3위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쇼팽 작품만 연주하는 프랑스 아니마토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이혁은 선화예술학교 예비과정을 거쳐 2014년 러시아 모스크바 중앙 음악원에 입학했다. 그는 2016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음악원에 들어가 블라디미르 옵치니코프 교수를 사사했고, 현재 파리 에콜 노르말 음악원의 마리안 리비츠키 교수 문하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다.

이날 결선 무대에선 프랑수아 불랑제가 지휘하는 리퍼블리칸 가드 오케스트라와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연주했다. 상금은 2만7500유로(약 3755만원). 상금보다 더 큰 부상은 사실상의 ‘군 면제’ 혜택을 받는 것이다. 롱티보 콩쿠르는 올해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우승을 거머쥔 밴 클라이번 콩쿠르와 쇼팽 콩쿠르, 시벨리우스 콩쿠르, 윤이상 콩쿠르 등과 함께 예술요원 병역특례 혜택이 주어지는 국제 음악 콩쿠르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