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올 3분기 ‘완전자본잠식’(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상태) 진입을 면했다. 하반기 들어 여객 수요가 대폭 개선되면서 6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낸 덕이다. 다만 환율 급등의 영향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지속해 자본잠식률 수치는 상승했다.

아시아나 6분기째 영업 흑자…완전자본잠식 간신히 면했다
아시아나항공이 14일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자본금은 3721억원, 자본총계는 1335억원이다. 이를 토대로 계산한 자본잠식률은 64%다. 직전 분기(45%)에 이어 ‘부분 자본잠식’ 상태를 이어갔다. 지난 1분기(-466억원), 2분기(-2129억원)에 이어 3분기(-1723억원)에도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지속한 영향이 컸다.

당기순손실의 배경에는 환율 급등이 있다. 항공사들은 항공기를 리스(장기 임대)해 들여오거나 구매하는 과정에서 외화부채가 발생하기 때문에 재무구조가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3분기까지 환율 급등세가 지속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누적 외화환산손실은 1조38억원까지 불어났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년 만에 영업이익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 3분기에도 2293억원(별도 기준)의 영업이익을 내며 6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1년 전에 비해선 43.1% 불어났다. 매출 역시 1조524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47.2%다.

하반기부터 국내외 출입국 규정이 대폭 완화되고 국제선 운항이 확대되면서 여객 실적이 회복된 데 따른 결과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여객사업만 떼어 보면 매출이 1년 전보다 326% 대폭 증가한 742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적자 탈출을 이끌었던 화물사업 부문은 다소 주춤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한 6802억원에 그쳤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해상 운송 운임이 급락하면서 화물 수요가 줄어든 데다 ‘밸리 카고(여객기의 남는 공간을 활용해 싣는 화물)’ 공급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편 이번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미국·영국 등 주요국 경쟁당국의 결합 심사 결과가 발표된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의 승인 여부는 14일(현지시간) 발표될 예정이며,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15일 밝힐 가능성이 높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