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 '사라지고 있어' 뮤직비디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첸 '사라지고 있어' 뮤직비디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엑소 첸이 진한 이별 감성을 품고 돌아왔다.

첸은 14일 오후 6시 세 번째 미니앨범 '사라지고 있어(Last Scene)'을 발매했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사라지고 있어'를 비롯해 첸이 직접 작사한 '아이 돈트 이븐 마인드(I Don't Even Mind)', '옛 사진(Photograph)', '트래블러(Traveler)', '그렇게 살아가면 돼요(Reminisce)', '계단참(Your Shelter)'까지 총 6곡이 수록됐다.

첸이 새 미니앨범을 내는 건 2019년 10월 이후 무려 3년 만이다. 데뷔곡 '사월이 지나면 우리 헤어져요'를 시작으로 '사랑하는 그대에게'까지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짙은 감성으로 그룹은 물론 솔로 보컬리스트로도 두각을 나타냈던 첸은 한층 풍성하고 다채로운 장르로 이번 앨범을 완성시켰다.

타이틀 곡 '사라지고 있어'를 통해서는 첸의 이별 감성을 한껏 느껴볼 수 있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스트링 연주가 조화를 이루는 발라드 장르인 이 곡의 가사에는 모든 것이 마지막이 되어 점점 사라져가는 이별의 모습이 담겼다.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박해수와 황세온이 출연해 진한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점점 멀어지고 있는 너
이렇게 무너지고 있는 나
우리의 마지막 장면에
나 혼자 남겨지게 되겠지

거닐던 거리의 어딘가
익숙한 향기 속에
함께라 믿었던 모든 순간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

그리움만 남긴 채로
점점 사라지고 있어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첸은 "사라진다는 단어가 상실감과 공허함을 주는 단어라 그런 부분에 많이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담담하게 가사를 내뱉는 창법은 첸의 중저음을 돋보이게 하고, 곡의 쓸쓸한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반면, 보컬적인 전개는 풍성하다. 차분하게 시작하는 도입부부터 애절한 감정이 인상적인 후렴, 탄탄한 가창력을 엿볼 수 있는 3단 고음 애드리브가 섞인 브릿지 구간까지 한 곡의 노래 안에서 보컬만으로 완벽한 서사가 만들어졌다.

첸은 지난 3년간 결혼하고 2세까지 품에 안으며 아이돌 멤버로서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그는 이번 앨범으로 "새로운 시작"을 예고했다. 가장 자신 있는 장르로 새 곡을 선보인 첸이 다시금 보컬리스트로서 사랑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