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주택 사업자 66%는 부동산 시장 경착륙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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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연구원 '위기의 주택시장 진단과 대응 세미나'
"올해 주택 매매거래량 역대 최저치"
금융위기 등 역대 하락기서 전세가 등락 심해…이번에도 반복 우려
"올해 주택 매매거래량 역대 최저치"
금융위기 등 역대 하락기서 전세가 등락 심해…이번에도 반복 우려
"올해 현재까지 주택 거래량이 60만건에 불과해 사상 최저치입니다. 시장 경색 수준이 너무 빠릅니다."(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과 한국주택협회가 15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주최한 '위기의 주택시장 진단과 대응' 부동산 세미나에서는 발제를 맡은 박사급 연구원들이 주택시장과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의 현실과 전망을 진단했다. 현재보다 시장이 더 어려워지는 '경착륙' 에 무게를 실었다.
건산연은 지난달 중순까지 1개월 간 한국주택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부동산 경기 전망 설문조사를 벌였다. 주택사업 경력자 7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65.7%가 "경착륙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특히 경력 10년 이상의 '고참급'에서는 69%가 경착륙 가능성을 더 크게 봤다.
'주택시장 진단과 정책대응'을 주제로 발표한 허 연구위원은 "금리 상승속도가 워낙 가팔라 시장 대응이 어려운 수준"이라며 "미분양 증가 속도가 가파르고 대구 경북은 위험 단계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IMF 구제금융 위기때인 199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부터 4년여간의 부동산 시장 침체기를 분석했다.
허 연구위원은 "서울 매매가 기준으로 IMF 위기 때 시세 하락폭은 25%,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18.4% 하락했다"며 "최근 1년간의 낙폭은 9.2% 수준"이라고 했다. 금리인상에 따라 찾아온 세 번째 침체기에는 과거 위기 때 만큼의 낙폭이 더 올 수 있다는 얘기다.그는 "계약금액이 주택가격의 10%인 관행을 고려하면 10%를 넘어서는 가격 하락은 계약 포기를 유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건산연 측은 초기 분양율이 수도권은 95%, 지방은 67%에 불과한 점도 걱정할 만한 포인트라고 했다. 또 매매가보다 전세가 등락이 심해 임대차 시장에서 수요자들이 겪는 고통이 커지고 있다고도 짚었다. 허 연구위원은 "주택시장 상황을 보면 침체는 장기화 수순으로 가고 있다"묘 "전세금을 못 받아 수분양자가 분양대금을 못 내고, 분양대금이 제 때 안들어오면 금융시장 부실로 이어지는 복합 위기의 수렁에 빠져있다"고 했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재건축·재개발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이태희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최근 주택시장이 매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입지의 주택수요는 여전하다”며 "상당수 정비사업 현장은 정부와 지자체가 과도하고 경직된 규제만 완화해도 신속한 사업추진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과 한국주택협회가 15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주최한 '위기의 주택시장 진단과 대응' 부동산 세미나에서는 발제를 맡은 박사급 연구원들이 주택시장과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의 현실과 전망을 진단했다. 현재보다 시장이 더 어려워지는 '경착륙' 에 무게를 실었다.
건산연은 지난달 중순까지 1개월 간 한국주택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부동산 경기 전망 설문조사를 벌였다. 주택사업 경력자 7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65.7%가 "경착륙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특히 경력 10년 이상의 '고참급'에서는 69%가 경착륙 가능성을 더 크게 봤다.
'주택시장 진단과 정책대응'을 주제로 발표한 허 연구위원은 "금리 상승속도가 워낙 가팔라 시장 대응이 어려운 수준"이라며 "미분양 증가 속도가 가파르고 대구 경북은 위험 단계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IMF 구제금융 위기때인 199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부터 4년여간의 부동산 시장 침체기를 분석했다.
허 연구위원은 "서울 매매가 기준으로 IMF 위기 때 시세 하락폭은 25%,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18.4% 하락했다"며 "최근 1년간의 낙폭은 9.2% 수준"이라고 했다. 금리인상에 따라 찾아온 세 번째 침체기에는 과거 위기 때 만큼의 낙폭이 더 올 수 있다는 얘기다.그는 "계약금액이 주택가격의 10%인 관행을 고려하면 10%를 넘어서는 가격 하락은 계약 포기를 유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건산연 측은 초기 분양율이 수도권은 95%, 지방은 67%에 불과한 점도 걱정할 만한 포인트라고 했다. 또 매매가보다 전세가 등락이 심해 임대차 시장에서 수요자들이 겪는 고통이 커지고 있다고도 짚었다. 허 연구위원은 "주택시장 상황을 보면 침체는 장기화 수순으로 가고 있다"묘 "전세금을 못 받아 수분양자가 분양대금을 못 내고, 분양대금이 제 때 안들어오면 금융시장 부실로 이어지는 복합 위기의 수렁에 빠져있다"고 했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재건축·재개발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이태희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최근 주택시장이 매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입지의 주택수요는 여전하다”며 "상당수 정비사업 현장은 정부와 지자체가 과도하고 경직된 규제만 완화해도 신속한 사업추진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