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독과점 해소하라"…'난기류' 만난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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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경쟁당국, 합병심사 유예
英 "가격 인상·서비스 하락 우려"
美·EU·日 등 주요국 승인 남아
심사에 영향 미칠지 관심 고조
대한항공 "시정 조치 곧 제출"
英 "가격 인상·서비스 하락 우려"
美·EU·日 등 주요국 승인 남아
심사에 영향 미칠지 관심 고조
대한항공 "시정 조치 곧 제출"
영국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합병과 관련해 독과점을 해소할 방안을 제출할 것을 대한항공에 요구했다. 양사가 합병할 경우 항공권 가격 인상과 서비스 품질 하락 등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영국이 임의 신고(신고 후 허가) 국가이긴 하지만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주요국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두 기업 간 합병이 난기류를 만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CMA는 두 항공사의 합병이 항공 화물 서비스 부문에서도 경쟁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부문에서도 양국 간 직항 서비스를 공급하는 주요 항공사이기 때문이다. CMA는 “경유 노선을 고려하더라도 합병 이후에는 충분한 경쟁 기회가 보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로 인해 한국으로 제품을 수출하거나 수입하는 기업들에는 더 많은 물류비용이 초래된다”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은 CMA가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은 만큼 남은 심사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CMA와 세부 협의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시정 조치를 확정해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표적 유럽 노선 중 하나인 영국의 승인 여부는 필수 신고 국가에 해당하는 EU의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달 말까지 영국 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하면 양사의 합병 일정에는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영국 당국이 양사 간 합병과 관련해 최대 쟁점으로 지목된 독과점 문제를 꼬집었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여객·화물 운송 실적은 각각 세계 19위, 29위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세계 7위 수준으로 단숨에 뛰어오른다. 필수 신고 국가 외에도 임의 신고 국가를 포함해 대한항공이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국 중 한 곳이라도 불허 결정을 내리면 두 항공사의 통합 출범은 불가능해진다. 현재까지 한국을 포함해 대만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튀르키예 필리핀 호주 등 8개국이 승인을 내렸다. 태국으로부터는 기업결합 사전심사 대상이 아님을 통보받았다. 남은 곳은 영국을 비롯해 미국 EU 일본 중국 등이다. 필수 신고국인 EU와 일본에선 사전심사, 중국에선 본심사가 진행 중이다. 미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여부는 이달 중·하순에 확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英 “가격 오르고 서비스 낮아질 우려”
영국 시장경쟁청(CMA)은 14일(현지시간) 낸 보도자료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결합은 소비자와 기업들에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제시하거나 낮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영국과 한국을 오가는 직항 노선을 두고 있는 유일한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할 경우 시장을 독과점할 수 있다는 우려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연간 4만4021명까지 급감했던 양국 여객 수는 수년 내로 팬데믹 이전 수준인 15만 명(2019년 기준)까지 회복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CMA는 두 항공사의 합병이 항공 화물 서비스 부문에서도 경쟁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부문에서도 양국 간 직항 서비스를 공급하는 주요 항공사이기 때문이다. CMA는 “경유 노선을 고려하더라도 합병 이후에는 충분한 경쟁 기회가 보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로 인해 한국으로 제품을 수출하거나 수입하는 기업들에는 더 많은 물류비용이 초래된다”고 분석했다.
영국 심사 통과 못 하면 합병 ‘암초’
CMA가 양사 간 기업결합에 대한 1차 본심사에 착수한 건 지난 9월 16일이다. CMA는 당초 중간 심사 결과를 이날까지 발표하겠다고 공지했다. 다른 심사국들과 달리 영국에만 있는 절차다. CMA는 합병으로 인한 경쟁 제한성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담은 시정안을 오는 21일까지 제출하라고 대한항공 측에 통보했다. 기업결합 승인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은 이를 토대로 28일께 이뤄질 전망이다. 시정안 내용이 불충분하면 2차 심층 조사한다.대한항공은 CMA가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은 만큼 남은 심사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CMA와 세부 협의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시정 조치를 확정해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표적 유럽 노선 중 하나인 영국의 승인 여부는 필수 신고 국가에 해당하는 EU의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달 말까지 영국 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하면 양사의 합병 일정에는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영국 당국이 양사 간 합병과 관련해 최대 쟁점으로 지목된 독과점 문제를 꼬집었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여객·화물 운송 실적은 각각 세계 19위, 29위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세계 7위 수준으로 단숨에 뛰어오른다. 필수 신고 국가 외에도 임의 신고 국가를 포함해 대한항공이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국 중 한 곳이라도 불허 결정을 내리면 두 항공사의 통합 출범은 불가능해진다. 현재까지 한국을 포함해 대만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튀르키예 필리핀 호주 등 8개국이 승인을 내렸다. 태국으로부터는 기업결합 사전심사 대상이 아님을 통보받았다. 남은 곳은 영국을 비롯해 미국 EU 일본 중국 등이다. 필수 신고국인 EU와 일본에선 사전심사, 중국에선 본심사가 진행 중이다. 미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여부는 이달 중·하순에 확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