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 잡았나'…집값 정점 찍을 때 무주택자 103만명 집 샀다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집값 하락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해 103만명이 새로 집을 산 것으로 파악됐다. 빚을 많이 내는 '영끌'로 집을 산 것으로 추정되는 30세 미만 주택 보유자도 크게 늘었다. 올들어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되면서 이들이 부실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대 영끌족 지난해 더 늘었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21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작년 11월1일 기준 주택을 소유한 개인은 1508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작년보다 39만3000명 증가했다. 남성이 820만6000명, 여성은 688만3000명이었다. 여성 소유자 비중은 2018년 44.4%에서 작년 45.6%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작년 집을 산 사람은 103만6000명으로 나타났다. 2020년 무주택자였던 3566만2000명 중 2.9%가 지난해 집을 샀다. 지난 몇년 간 가파르게 상승한 집값이 정점을 나타낼 무렵 새롭게 집을 산 사람이 100만명을 넘는 것이다.

이는 이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7년 98만1000명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지난 2018년 82만3000명에서 2019년 83만2000명, 2020년 98만명 등이 무주택자에서 탈출했다.

상대적으로 자산 구조가 취약한 30세 미만 주택 보유자도 크게 늘었다. 2020년 26만5000명에서 지난해 29만1000명으로 9.9% 증가했다. 주택 소유자 중 30세 미만 비중은 1.9%를 차지해 전년 1.8%에서 0.1%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30대 주택보유자는 168만명에서 164만7000명으로 2.0% 감소했다. 30대 비중은 11.4%에서 10.9%로 하락했다.

30세 미만 주택 보유자는 대체로 부채 규모가 큰 이른바 '영끌' 투자를 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집값 하락과 금리 상승이 맞물리면서 이들의 부담이 대폭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주택자 2년 연속 감소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1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1
주택을 2건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는 227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소유자의 15.1%에 해당한다. 다주택자 비중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6년간 증가하다 지난 2020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종합부동산세와 임대사업자의 세제혜택을 축소한 정책적 결정이 이같은 결과를 낳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주택자를 세부적으로 분류하면 2주택자가 180만3888명이었다. 전년 183만140명에서 1.4% 줄었다. 3주택자는 29만7025명에서 28만2884명으로 4.7%, 4주택자는 7만5669명에서 7만2499명으로 4.1% 각각 감소했다. 5주택자 이상은 11만6814명에서 11만3984명으로 2.4% 줄었다.

가구를 기준으로 보면 주택을 소유한 가구는 1206만3000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1173만 가구에서 2.8% 증가했다. 주택소유율은 56.1%에서 56.2%로 소폭 증가했다. 가구당 평균 소유주택 수는 1.36호에서 1.35호로 감소했다. 다주택자가 줄어든 영향이 여기에도 반영된 것이다.

주택 소유율이 가장 큰 지역은 울산 북구였다. 이지역에 사는 가구의 69.9%가 집을 갖고 있었다. 반면 서울 관악구는 주택 소유율이 35.3%에 그쳤다. 이 지역 64.7%는 무주택 가구라는 얘기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