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조선족 캐디' 허용…치솟은 캐디피 떨어질까
내년부터 중국 동포 등 방문취업 동포(H-2 비자)들의 취업 허용 업종이 대폭 확대되면서, 골프장에서도 조선족 캐디를 볼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올해 2월만 해도 H-2비자를 소지한 조선족 캐디를 고용한 골프장 법인이 검찰에 송치되는 사례가 있을 정도로 인력난에 허덕이던 골프장업계에는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15만원까지 인상된 캐디피가 인하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고용부는 내년부터 방문취업 동포(H-2)의 고용 규제 방식이 개선돼, 고용 허용 업종이 확대된다고 15일 밝혔다.

방문취업 동포란 중국(조선족) 및 구소련 지역 6개 국가(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출신(고려인) 만 18세 이상 외국 국적 동포들을 말한다.

그간 방문취업 동포를 고용할 수 있는 업종은 '고용 허용 업종'을 지정·나열하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규정돼 왔다. 이 때문에 취업 허용 업종이 제조업, 건설업, 농축산어업과 34개 서비스업 등에 한정됐다. 그 외의 업종에 취업하면 불법인 셈이다.

앞으로는 원칙적으로 모두 허용하고, 도입 제외 업종을 규정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변경된다.

이는 지난해 12월 31일 열린 외국인력정책위원회에서 결정됐던 사안이다. 관련해 법무부는 출입국 관리법 시행령 개정 작업에 착수했고 현재 입법예고 중이다.

내년에 적용되는 취업 제한 업종에서 골프장 캐디(한국표준산업분류 코드 91)가 제외되면서, 조선족 동포들이 골프장 캐디로 취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고용부 관계자는 "기존 포지티브 방식에서는 캐디가 허용 업종으로 분류되지 않아 취업이 제한됐다"며 "내년에 적용되는 제한 업종 기준에는 포함돼 있지 않으므로 취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방문 취업동포의 경우 내년에도 올해와 동일한 수준인 25만 명의 체류 한도를 유지할 계획이라 조선족 동포의 큰 인력 이동이 예상되지는 않는다"고 전망했다.

다만 지방은 캐디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라 노캐디 골프장 비중도 올라가고 있다. 이에 최근 캐디들의 소득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 조선족 동포들이 캐디 업종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한 골프업계 관계자는 "캐디는 코스를 읽는 등 숙련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곧바로 캐디피가 인하되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호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