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 "10년 만에 꺼내든 '서툰 사람들'…설정 빼고 다 바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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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초연한 장진 작·연출 코미디 연극…"연극 인생 절반 함께한 작품"
"요즘 정서 흉내 내기보단 관객과 웃음으로 통하고 싶어" "스물셋의 저는 뭐 이리도 해맑았는지…착하기만 한 인물들이 나오는 이 작품이 꼴도 보기 싫은 적도 있었죠.(웃음) 그러나 이 서툴고 어수룩한 주인공들을 보며 실컷 웃고 나면 관객들에게 이 살벌하고 팍팍한 세상도 살아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
50대 영화감독이자 연극인 장진(51)이 스물셋 청년 시절 완성한 연극 '서툰 사람들'을 10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린다.
오는 26일부터 내년 2월 19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공연하는 연극 '서툰 사람들'로 대학로에 돌아온 장진 연출은 지난 15일 대학로의 한 연습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2022년의 관객에게도 통하는 코미디를 보여주기 위해 대본 수정을 거듭하며 매일 긴장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1995년 서울연극제 출품작으로 초연한 연극 '서툰 사람들'은 그가 군 제대를 앞두고 각본을 쓴 작품이다.
순박하고 어수룩한 도둑 장덕배가 엉뚱하고 발랄한 젊은 교사 유화이의 집에 도둑질하러 들어갔다가 탈출하지 못하고 갇히면서 벌어지는 유쾌한 소동을 그린다.
장 연출은 "연극 인생의 절반을 함께한 작품"이라며 "군 제대와 함께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앞둔 시점에서, 사회에 나가선 무엇이든 잘하고 완벽해야 한다고 느꼈던 당시 심경이 반영됐다"고 소개했다.
"지금의 취업준비생들도 마찬가지고, 우리 누구나 사회에서는 완벽한 모습과 기량을 선보이려고 노력하죠. 작품을 쓸 당시 저는 덕배와 화이와 같은 어리숙한 사람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들었어요.
관객들도 이들의 서툰 모습을 보고 즐거워하다 보면 조금은 더 세상이 살만하게 느껴지면 좋겠습니다.
"
어느덧 완성한 지 30여 년이 지난 이 작품을 지금의 관객에게 선보이기 위해 대본을 크게 수정했다.
장 연출은 "어릴 때 쓴 작품이라 그런지 내 입장에선 아쉬움이 많았다"며 "지금 시대에 맞게 고치고 있는데 쉽진 않다"고 털어놨다.
"인물들의 정서와 표현 방식이 30년 전 방식이라고 느껴질 때 이걸 수정하는 건 정말 어려웠어요.
그러나 요즘 시대를 단순히 흉내 내는 게 목표는 아니니까요.
지금도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
널리 알려지지 않은 대학로의 명배우들을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소개하는 것도 이번 공연을 올리는 장 연출의 또 다른 목표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하는 덕배 역의 배우 이지훈부터 오문강, 임모윤, 김주연, 최하윤, 박지예, 안두호 등 모두 장 연출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이 출연한다.
올해 봄부터 대학로 소극장 연극을 관람하며 직접 배우를 캐스팅한 장 연출은 "새로운 배우들을 찾아서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을 통해 가장 잘됐으면 하는 건 배우들"이라고 말한 그는 "관객들이 대학로에 이렇게 좋은 배우들이 많다는 걸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 연출은 아무리 젊고 경력이 짧은 배우라도 본인이 '발굴했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모든 배우를 캐스팅할 땐 제가 거의 구혼 수준으로 부탁하고, 제 맘에 드는 배우가 수락해주면 저는 감사할 따름이에요.
배우와 연출은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만나는 작업입니다.
"
연극 '허탕', '서툰 사람들', '웰컴 투 동막골'부터 영화 '기막힌 사내들', '간첩 리철진', '킬러들의 수다' 등 특유의 연극적인 코미디 연출로 '장진 표 코미디'라는 수식어도 얻어온 그는 "코미디는 해도 해도 어렵고 고민인 작업"이라고 말했다.
"변하지 않는 생각은 코미디에는 품격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웃음을 억지로 짜내는 것이 아닌 당위성과 인과성이 있는 코미디를 위해,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드는 발명가의 심경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 /연합뉴스
"요즘 정서 흉내 내기보단 관객과 웃음으로 통하고 싶어" "스물셋의 저는 뭐 이리도 해맑았는지…착하기만 한 인물들이 나오는 이 작품이 꼴도 보기 싫은 적도 있었죠.(웃음) 그러나 이 서툴고 어수룩한 주인공들을 보며 실컷 웃고 나면 관객들에게 이 살벌하고 팍팍한 세상도 살아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
50대 영화감독이자 연극인 장진(51)이 스물셋 청년 시절 완성한 연극 '서툰 사람들'을 10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린다.
오는 26일부터 내년 2월 19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3관에서 공연하는 연극 '서툰 사람들'로 대학로에 돌아온 장진 연출은 지난 15일 대학로의 한 연습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2022년의 관객에게도 통하는 코미디를 보여주기 위해 대본 수정을 거듭하며 매일 긴장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1995년 서울연극제 출품작으로 초연한 연극 '서툰 사람들'은 그가 군 제대를 앞두고 각본을 쓴 작품이다.
순박하고 어수룩한 도둑 장덕배가 엉뚱하고 발랄한 젊은 교사 유화이의 집에 도둑질하러 들어갔다가 탈출하지 못하고 갇히면서 벌어지는 유쾌한 소동을 그린다.
장 연출은 "연극 인생의 절반을 함께한 작품"이라며 "군 제대와 함께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앞둔 시점에서, 사회에 나가선 무엇이든 잘하고 완벽해야 한다고 느꼈던 당시 심경이 반영됐다"고 소개했다.
"지금의 취업준비생들도 마찬가지고, 우리 누구나 사회에서는 완벽한 모습과 기량을 선보이려고 노력하죠. 작품을 쓸 당시 저는 덕배와 화이와 같은 어리숙한 사람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들었어요.
관객들도 이들의 서툰 모습을 보고 즐거워하다 보면 조금은 더 세상이 살만하게 느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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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완성한 지 30여 년이 지난 이 작품을 지금의 관객에게 선보이기 위해 대본을 크게 수정했다.
장 연출은 "어릴 때 쓴 작품이라 그런지 내 입장에선 아쉬움이 많았다"며 "지금 시대에 맞게 고치고 있는데 쉽진 않다"고 털어놨다.
"인물들의 정서와 표현 방식이 30년 전 방식이라고 느껴질 때 이걸 수정하는 건 정말 어려웠어요.
그러나 요즘 시대를 단순히 흉내 내는 게 목표는 아니니까요.
지금도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
널리 알려지지 않은 대학로의 명배우들을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소개하는 것도 이번 공연을 올리는 장 연출의 또 다른 목표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하는 덕배 역의 배우 이지훈부터 오문강, 임모윤, 김주연, 최하윤, 박지예, 안두호 등 모두 장 연출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이 출연한다.
올해 봄부터 대학로 소극장 연극을 관람하며 직접 배우를 캐스팅한 장 연출은 "새로운 배우들을 찾아서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을 통해 가장 잘됐으면 하는 건 배우들"이라고 말한 그는 "관객들이 대학로에 이렇게 좋은 배우들이 많다는 걸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 연출은 아무리 젊고 경력이 짧은 배우라도 본인이 '발굴했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모든 배우를 캐스팅할 땐 제가 거의 구혼 수준으로 부탁하고, 제 맘에 드는 배우가 수락해주면 저는 감사할 따름이에요.
배우와 연출은 서로 동등한 위치에서 만나는 작업입니다.
"
연극 '허탕', '서툰 사람들', '웰컴 투 동막골'부터 영화 '기막힌 사내들', '간첩 리철진', '킬러들의 수다' 등 특유의 연극적인 코미디 연출로 '장진 표 코미디'라는 수식어도 얻어온 그는 "코미디는 해도 해도 어렵고 고민인 작업"이라고 말했다.
"변하지 않는 생각은 코미디에는 품격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웃음을 억지로 짜내는 것이 아닌 당위성과 인과성이 있는 코미디를 위해,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드는 발명가의 심경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