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에 기별도 안 가는데" 매일 조기 완판…'소식좌 핫템' 등극 [현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030에 인기 '마이크로와상' 손톱 만한 크기로 눈길
적게, 천천히 먹는 '小食' 트렌드…소용량 음식 찾는 사람들
적게, 천천히 먹는 '小食' 트렌드…소용량 음식 찾는 사람들

적은 양의 음식을 천천히 즐기는 '소식(小食) 트렌드'가 확산하면서다. 영상에 나온 마이크로와상은 최근 2030 세대에게 인기 있는 디저트 브랜드 '누데이크' 상품. "간에 기별도 안 갈" 크기의 디저트(4개 2500원)지만 서울 강남구에 있는 누데이크 하우스 도산 매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 꼽힌다.
폭풍먹방 '피로감'…"깨작깨작" 小食이 뜬다

소용량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 상품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유튜브 영상을 보고 마이크로와상을 사 먹었다는 이모 씨(25)는 "재미있게 소식하는 경험을 하고자 구매했다"며 "맛을 음미한다거나 포만감을 느끼기보단 귀여운 맛에 먹는 디저트인 것 같다. 주변에 소식(小食)하는 사람들이 인스타(그램)에 많이 업로드하길래 궁금증이 생기더라"고 말했다.
매장을 찾은 이들은 "요즘 '소식'을 시작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배불리 먹는 디저트보다 소량이라도 분위기 좋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디저트를 선호하게 됐다"고 했다. MZ(밀레니얼+Z)세대의 '가치소비' 경향이 반영된 셈이다. 음식이 지닌 가치나 분위기에 주목하면서 상대적으로 음식의 양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소식 바람 불자 '소용량 상품' 속속 등장해

이후 소식 먹방을 따라 하는 '소식좌(소식+1인자를 뜻하는 '좌'의 합성어) 다이어트', '소식 챌린지(도전)' 등의 게시물이 온라인에 쏟아졌다. 3개월째 소식 챌린지를 하고 있다는 대학생 최모 씨(26)는 "그동안 먹방을 보면서 어느새 나도 과식하고 있더라"며 "소식을 실천한 뒤 적게 먹는 것뿐 아니라 느리게 먹고 있다. 느리게 먹을수록 포만감이 생기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편의점 GS25는 이달 초 '쁘띠컵밥' 도시락 2종을 출시했다. 기존 도시락 메뉴 중량의 절반 이하에 가격도 김밥 한 줄 가격(2300)원으로 낮췄다. 아이스크림 브랜드 나뚜루도 기존 아이스크림 케이크 크기를 줄여 성인 손바닥보다 작은 직경 7~8cm 크기 '글라세 타르트 케이크'를 선보였다.
소식 열풍에 대해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많이 먹는 것을 부각하거나 과식을 유도하는 경향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슬로우 다이닝 문화의 일환으로 천천히 적은 양의 음식을 즐기는 문화가 뜨고 있다"면서 "소식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콘텐츠와 상품들이 나온다. 고물가에 따른 젊은층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