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일당에게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는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5일 검찰에 비공개로 출석했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 입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장동 일당에게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는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5일 검찰에 비공개로 출석했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 입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장동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실장은 2013년 2월부터 2020년 10월 성남시 정책비서관·경기도 정책실장으로 재직할 당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총 1억4000만원의 금품을 받았다는 특가법상 뇌물 등 혐의를 받는다.

정 실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자 선정 대가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유 전 본부장과 함께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로부터 약 428억원을 받기로 한 혐의(부정처사후수뢰) 및 2013년 7월~2017년 3월 '대장동 일당'인 남욱 씨에게 위례신도시 사업 관련 내부 정보를 제공해 거액의 이익을 챙긴 혐의(부패방지법 위반)도 받고 있다.

檢 "사업 과정 다 보고받아"…정진상 "허구주장"


지난해 9월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유 전 본부장에게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적용됐다.

유 전 본부장은 한 언론에 "1주일도 안 된 휴대폰 버리라고 XX해서, 내가 휴대폰 버렸다가 난리가 나고"라며 휴대폰을 버리라는 지시를 정 실장에게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 실장은 전날 14시간가량의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와 이 대표 관여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정 실장 측은 검찰이 명확한 물증도 없이 유 전 본부장 등 관계자들의 진술만 가지고 무리하게 범죄사실을 구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정 실장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조사 하루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실증은 전날 검찰에 비공개로 출석해 조사받았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정 실장이 유 전 본부장을 통해 공사 설립부터, 위례신도시와 대장동 개발 사업 진행과정을 다 보고받았다고도 적혀있는데, 정 실장은 모두 허구라는 입장이다.

정진상, 20년 이재명 곁 지킨 최측근…언론 노출 안돼


정 실장은 이 대표를 20년 이상 보좌한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1년 전 대장동 개발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과의 친분을 부인하며 "정진상 실장,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도는 돼야 측근이라고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학생운동을 하던 정 실장은 1995년 성남지역 시민단체에서 당시 변호사로 활동하던 이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뿐만 아니라 2005년에는 언론사 시민기자로도 일하며 정치 입문을 준비하던 이 대표 홍보활동을 맡았다.

이 대표가 2010년 6월 성남시장에 처음으로 당선된 뒤에는 성남시청 정책비서관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 대표가 시장 재선에 도전할 때는 시청에서 나와 선거캠프에 들어갔고, 재선 직후에는 다시 정책비서관에 임용됐다.

이 대표가 2018년 경기도지사에 출마하고 당선됐을 때도, 대통령 후보로 나갔을 때도, '공직 사퇴, 선거 후 재임용' 방식으로 이 대표 곁을 지켰다.

하지만 최측근치고는 언론 등을 통해 정 실장의 얼굴이 알려지지는 않은 상황이다. 실제 정 실장의 얼굴을 봤다는 지역이나 당 관계자는 극히 드문 상황이다.

이 대표의 왼팔에 이어 오른팔까지 검찰의 사정권에 든 만큼 이 대표의 정치생명에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 실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오는 1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