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공포 때문에 난관을 절제한 이탈리아 여성 프란체스카 과치. /사진=뉴스1
임신 공포 때문에 난관을 절제한 이탈리아 여성 프란체스카 과치. /사진=뉴스1
이탈리아의 20대 여성이 임신의 공포 때문에 양측 난관 절제술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일 가제티노'는 20대 피트니스 강사 프란체스카 과치(28·여)가 5년 전 베로나의 한 산부인과에서 양측 난관 절제술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수술은 할리우드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를 통해 알려졌다. 졸리는 유방암과 난소암 가족력이 있어 유전자 검사 후 유방과 난관을 모두 절제했다.

졸리의 경우 난소암 위험도를 줄이기 위해 이 수술을 선택했지만, 과치는 오직 자연 임신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23세 때 양측 난관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는 "내가 10대였을 때 성생활에 따른 원치 않은 임신의 가능성을 배제하는 수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그 수술을 받기 위해 몇 년을 기다렸고, 이후 수술이 가능한 의료시설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과치는 "하지만 의사들은 내가 성인이 됐을 때도 수술을 반대했다"면서 "피임 기구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콘돔이 찢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모든 관계에 임신의 공포가 따라다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수술은 피상적인 선택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매우 명쾌한 선택이었다. 수술을 받고 후회한 적이 없다. 내가 이기적이라는 것을 알지만 모든 여성은 자신에게 적합한 삶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과치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일부 네티즌과 전문가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전문가들은 치료 목적이 아닌 개인적 목적으로 난관을 절제하는 것은 의료 윤리에서 벗어난다고 입을 모았고, 일부 네티즌들은 결국 자유로운 성관계를 위해 수술을 받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과치는 "아이를 원하지 않는 많은 여성에게 유용한 정보이길 원한다"면서도 "나는 여전히 엄마가 될 수 있다. 자연 임신은 아니지만, 난소도 있고 자궁도 있어서 생리를 하고 있고, 체외수정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