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박유경.
소설가 박유경.
"독자들은 박유경의 이름을 내내 기억하게 될 것이다."

소설가 강영숙은 최근 출간된 박유경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바비와 루사> 추천사에 이렇게 적었다. 폭력과 성장에 대한 그의 새 소설이 그만큼 인상적이라는 의미다.
'페이지터너' 소설가 박유경이 손에서 놓지 못한 책은 [작가의 책갈피]
이 소설은 남해 지역의 한 섬을 배경으로, 가정폭력 피해자인 주인공이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피해 아동을 폭력에서 구출하는 이야기다. 이를 통해 삶의 의미와 희망에 대해 되묻는다.

박 작가는 안정된 문장으로 책을 술술 읽게 만드는 '페이지터너(page-turner)'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장을 고치고, 또 고친 결과다. 박 작가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장 퇴고를 얼마나 지독하게 했는지 빨간펜 두 개의 잉크가 다 닳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런 그가 추천하는 책은 "시간을 쪼개 읽더라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드는 책"이다. 바로 황정은 작가의 <연년세세>다.

박 작가는 "육아를 하면서 독서 방식이 많이 바뀌었다"며 "몇 시간씩 통으로 확보해 책을 읽겠다고 마음 먹으면 아예 못 읽으니까 틈틈이 읽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페이지터너' 소설가 박유경이 손에서 놓지 못한 책은 [작가의 책갈피]
<연년세세>는 네 편의 연작소설을 모은 책이다. 1946년생 순자씨와 두 딸의 생애가 시점을 달리하며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한국전쟁 등 한국 현대사의 상흔이 녹아든다.

박 작가는 이 책을 아끼는 이유에 대해 “한국의 역사가 평탄하지 않은데, 그 역사가 개인의 삶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흔적을 짚어내는 소설"이라며 "황 작가는 여성이 한국사를 통과하면서 어떤 목소리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해왔다"고 설명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